접반사 이호민이 당진옥을 만나 전황을 전해 듣고 이를 고하다
진 어사(陳御史)의 접반사(接伴使) 이호민(李好閔)이 아뢰기를,
"어사의 표하(標下)인 당진옥(党進玉)이 안동(安東)에서 왔으므로 신이 가서 만나보고 이어 묻기를 ‘양(楊)·마(麻) 두 분은 언제쯤 올라오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마야(麻爺)는 진야(陳爺)의 참핵(參覈)을 당했으므로 감히 올라오기가 용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참핵당했어도 그대로 제독의 군무를 관섭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이 묻기를 ‘참핵당한 것은 무슨 일 때문인가?’ 하니, 답하기를 도산(島山)에서 성을 깨뜨릴 때에 부총(副總) 이여매(李如梅)가 군사 2백여 명을 독려하여 내성(內城)으로 들어가서 가등청정(加藤淸正)을 거의 사로잡게 되자, 마야(麻爺)가 청정 사로잡는 공을 이여매가 독차지할까 혐의하여 강제로 군사를 돌렸고 아울러 다른 군사들까지도 계속 진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먼저 들어간 2백여 명의 군사가 왜적에게 살해당하였고 청정을 생포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참핵당한 것이다.’ 하였습니다.
신이 이어 묻기를 ‘대병(大兵)이 후퇴하여 주둔해 있는데 형야(邢爺)·진야(陳爺)는 어떤 계책을 세우고 있는가?’ 하니, 답하기를 ‘요즘 2만여 병사가 또 나온다고 한다. 이 병사가 다 집결하기를 기다렸다가 전에 온 병마 중 쓸 만한 자와 아울러서 3월 사이에 다시 거사하기로 약속되었다.’ 하였습니다. 신이 묻기를 ‘2만 여명의 신병(新兵)은 어떤 장관이 거느리고 오는가?’ 하니, 답하기를 ‘한토병(漢土兵) 1만 명은 유총부(劉總府)가 거느리고 오는데 이미 요동(遼東)에 도착하였다. 병부 낭중(兵府郞中) 서중소(徐中素)가 3천 명을 거느렸고 또 거인(擧人) 3인이 각각 병사를 거느렸는데, 합하면 1만여 명 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묻기를 ‘대병이 많이 집결하면 군량이 가장 염려된다.’ 하니, 당(党)이 ‘천조(天朝)에서 이미 정월 13일에 5만 냥의 은자를 발송했고 그 나머지 8만 냥을 발송하고 또 2만 냥을 발송하면 도합 15만 냥이다. 이것으로 군량을 무역하도록 허락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신이 답하기를 ‘우리 나라에 곡식이 생산되는 땅으로는 하삼도(下三道)가 조금 기름진 곳인데, 지난해 왜적의 난에 잔파되어 수확할 수가 없었다. 지금 대군(大軍)이 진격하여 싸울 때에 소방(小邦)에서는 대배신(大陪臣)을 많이 차출해서 민간의 곡식을 한 말 한 되도 남기지 않고 모두 거둬들여 군전(軍前)에 궤향(饋餉)했으므로 이제는 모두 탕진되어 민간에는 다시 사들일 만한 곡식이 없어 매우 민망하고 절박하다.’ 하니, 답하기를 ‘노야(老爺)께서 이와 같은 형편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요즘 병든 군졸들을 점고하여 돌려 보내고 분병(分兵)해서 서도(西道)에 나아가 먹도록 하고자 한다.’고 하였으므로 감히 아룁니다."
하니, 알았다고 전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2책 97권 7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377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군사-병참(兵站)
○陳御史接伴使李好閔啓曰: "御史標下党進玉, 自安東入來, 臣往見仍問曰: ‘楊、麻兩爺, 何間上來?’ 答曰: ‘麻老被陳爺參秦, 不敢容易上來。 雖被參, 仍管提督軍務矣。’ 臣問曰: "被參者何事?’ 答曰: ‘島山破城時, 李副摠如梅, 督兵二百餘名, 已入內城, 幾擒淸正, 麻嫌李專擒淸之功, 勒令回兵, 幷令他兵, 不爲繼進, 以致先入二百餘名, 爲賊所殺, 淸賊失捕。 以此見參矣。’ 臣仍問: ‘大兵退屯, 邢、陳兩爺, 作何計較?’ 答曰: ‘近日二萬餘兵, 又爲出來。 待此兵畢集, 竝前來兵馬可用者, 約於三月間再擧。’ 臣問曰: ‘二萬新兵, 何將官領來?’ 答曰: ‘漢土兵一萬, 劉摠府帶來, 已到遼東。 兵部郞中徐中素領三千, 又有擧人三人, 各領兵, 合一萬餘。’ 臣問曰: ‘大兵厚集, 則糧餉最爲可慮。’ 党曰: ‘天朝已於正月十三日, 發五萬兩銀子, 其餘又發八萬兩, 又發二萬兩, 合十五萬兩。 以此許貿糧餉矣。’ 臣答曰: ‘我國生穀之地, 下三道稍腴, 而上年經賊殘破, 未得收穫。 今此大軍進戰之時, 小邦多差大陪臣, 括民間之粟, 不遺一斗一升, 濟餉軍前, 今皆蕩失, 民間更無餘粟可貿, 極爲悶迫。’ 答曰: ‘老爺知其如此病卒, 則近欲點回分兵, 就食於西道矣’ 云, 故敢啓。" 傳曰: "知道。"
- 【태백산사고본】 62책 97권 7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377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군사-병참(兵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