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장 진우문의 관소에 가서 접견하다
상이 진 참장(陳參將)의 【진우문(陳愚聞). 】 관소에 행행(行幸)하여 접견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예로부터 대적을 한번에 모두 초멸시킨 일은 없었습니다. 천자의 위엄이 미치면 절로 평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방(小邦)의 일 때문에 천조(天朝)의 장관(將官)과 사졸들이 손상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참담한 심회 무어라 말씀드릴 수 없소이다."
하고, 상이 다례(茶禮) 행하기를 청하였다. 참장이 게첩(揭帖)을 좌상(座上)에 올렸는데 그 사연은 ‘저의 할아버지는 총병(總兵)으로 있었고 아버지도 총병이었는데 두 분 다 사막의 싸움터에서 돌아가셨으므로 포충(褒忠)을 받아 묘식(廟食)할 것을 흠사(欽賜)하셨다. 유족으로는 나와 아우가 있을 뿐인데 지금 아우는 전주(全州)에 구속되어 있고 나도 전진에서 부상을 당했다. 형제가 함께 귀국을 위하다가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으나 군량이 이어지지 못하여 병란을 탕평함에 어려움이 있게 되었다. 따라서 태가(台駕)께서 왕림하시는 수고로움까지 있게 하였으니,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겠다. 그리고 배신(陪臣) 우숙(禹塾)과 통사(通事) 장득명(張得命)은 왜적 정벌에 종사하느라 노고가 많았으니 그 공로에 상응토록 승급(陞級)시켜 장려시킴으로써 차후의 공을 세우도록 면려해 주기 바란다. 이 점도 아울러 상람(上覽)하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참장이 또 말하기를,
"형과 아우 두 사람이 모두 동토(東土)의 일로 나왔다가 하나는 사죄(死罪)에 들었고 하나는 병사(病死)할 지경에 있으니 박절한 심정 가눌 길이 없습니다."
하였다. 상이 드디어 서로 읍하고 나왔다.
- 【태백산사고본】 62책 9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375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외교-명(明) / 군사(軍事)
○上幸陳參將 【愚聞】 所館處, 接見。 上曰: "自古大賊, 安可一擧盡滅? 皇威所曁, 自可平復。 以小邦之故, 天朝將官及士卒, 未免傷損, 慘怛之懷, 無以爲喩。" 上請行茶禮, 參將以揭帖呈於座上。 帖辭曰: "不侫祖鎭守總兵, 父亦總兵, 兩歿沙場, 奉欽賜褒忠廟食。 遺不侫與弟, 今弟遭全州而被繫, 不侫又値陣傷。 俱爲貴國, 致有今日, 奈糧餉不繼, 難於蕩平有勞? 台駕枉顧, 不勝赧感。 且啓陪臣禹塾、通事張得命從征, 勤勞懋著, 相應陞奬, 以勵後効。 竝此上覽。" 參將又曰: "兄弟二人, 皆以東土之故出來, 而一入死辜, 一濱病死, 只布中心之迫切而已矣。" 上遂相揖而出。
- 【태백산사고본】 62책 9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375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외교-명(明)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