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 도감 관원 및 후궁을 수행한 재신을 추고할 것을 사간원이 건의하다
사간원이 아뢰었다.
"근래에 접대 도감(接待都監)의 일처리가 너무 느슨하여 중국 장수가 어디를 갔다가 돌아오거나 출입하는 것을 바로 입계(入啓)하지 않아 위문하는 예절이 언제나 뒤늦으니, 중국 장수가 노여워하고 괴상히 여깁니다. 어제 파 유격(擺遊擊)이 말한 것도 어찌 대단히 미안스러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본 도감 당상 및 당해 낭청을 모두 추고(推考)하소서.
중국 장수를 접대하는 예가 지극히 중하니, 정원은 즉시 취품(取稟)하여 간곡한 뜻을 표했어야 마땅한데 근래에는 전혀 임무를 살피지 아니하여 언제나 중국 장수가 미안한 말을 하게 하니, 어제 파 유격의 일과 같은 것이 바로 그 한가지 예입니다. 도승지 및 색승지를 모두 추고하소서. 【파 유격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당신 나라를 위하여 칼날을 무릅쓰고 왜적을 죽이느라 수풀을 헤치고 야숙(野宿)하다가 어제 돌아왔다. 그런데 국왕(國王)이 와서 치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원을 차출하여 위문하지도 아니하니 어찌 인정이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우리들을 너무도 야박하게 대접하니 우리가 도리어 부끄럽다…….’ 하였다. 】
후궁(後宮)이 서쪽으로 내려갈 적에 폐단이 있을까 염려하여 별도로 재신(宰臣)을 보내 수행하도록 하였으니, 이는 호위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제궁(諸宮)의 하인들이 이르는 곳마다 폐단을 저질러, 역로(歷路)의 여러 고을에서 진열해 둔 기명(器皿)을 많이 약탈하였으며, 심지어는 유주(留駐)한 곳에서조차 더욱 침탈하고 소요를 피워 향소(鄕所)까지 구타하고 산료(散料)를 무한정 취하는데도 멋대로 방자하게 구는 것을 좌시하고 억제하는 데는 뜻을 두지 않아 조금 완전했던 서로(西路) 지방으로 하여금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하였으니 지극히 형편없습니다. 수행한 재신을 추고하소서.
정언(正言) 이이첨(李爾瞻)이 지금 경기 연천(漣川) 지방에 있으니 속히 올라오도록 하유(下諭)하소서."
- 【태백산사고본】 59책 92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30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외교-명(明) / 왕실-비빈(妃嬪) / 신분-천인(賤人)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司諫院啓曰: "近來接待都監, 尤甚稽緩, 凡唐將往還出入, 不卽登時入啓, 問慰一節, 每爲後時以(毁)〔致〕 , 唐將嗔怪。 昨日擺遊擊所言, 豈非未安之甚乎? 請本都監堂上及當該郞, 竝命推考。 接待唐將, 其禮至重, 政院所當登時取稟, 以存委曲之意, 而近來專不察任, 每致唐將未安之語。 如昨日擺遊擊之事, 乃其一也。 請都承旨及色承旨, 竝命推考。 【擺遊擊以爲: "俺等爲爾國, 冒鋒刃殺賊, 草行露宿, 昨日還到。 國王非但不來謝, 亦不差官慰問, 何無情分之甚耶? 待之極薄, 俺等還爲慙愧云云。"】 後宮西下, 慮有弊端, 別遣宰臣隨行, 非但爲其護行而已。 諸宮下人, 到處作弊, 所過列邑, 鋪陳器皿, 多數攘奪, 至於留駐之處, 尤肆侵擾, 鄕所亦被歐打, 散料無有定限, 而坐示橫恣, 無意裁抑, 使西路稍完之地, 一朝潰裂, 極爲無謂。 請隨行宰臣 命推考。 正言李爾瞻, 今在京畿 漣川地, 斯速上來事, 請下諭。"
- 【태백산사고본】 59책 92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30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외교-명(明) / 왕실-비빈(妃嬪) / 신분-천인(賤人)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