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에 성첩한 도원수 권율의 서장
3월 19일 성첩(成貼)한 도원수 권 율의 서장에,
"전라 우수사(全羅右水使) 이억기(李億祺)의 치보(馳報)에 ‘3월 8일 왜선(倭船) 대·중·소 3척이 거제(巨濟) 기문포(器問浦)에 와서 정박(定泊) 상륙(上陸)하였다 하기에 통제사(統制使)가 즉시 주사(舟師)를 거느리고서 일시에 발선(發船)하여 밤새도록 노를 저어 9일 이른 아침에 기문포에 당도하여 보니, 왜선 3척이 해안(海岸)에 매여 있는데 왜적은 모두 상륙하였고, 산기슭 사이에서 밥짓는 연기가 잠시 일어 나는 중에 왜적 3∼4명이 칼을 번뜩이며 언덕 위에 서 있었다. 통제사가 항왜(降倭) 남여문(南汝文) 등을 보내어 이해(利害)로 회유(誨誘)하게 하였더니, 숨어 있던 왜적 20여 명이 나왔고, 남여문이 왜추(倭酋)와 조용히 담설(談說)하자 숨어 있던 왜적이 다 나왔는데 대개 80여 명이었으며 우리 주사(舟師)의 성대한 위용(威容)을 보고는 엄습을 받을까 의심하여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고자 하였다. 안골포 만호(安骨浦萬戶) 우수(禹壽), 고성 현령(固城縣令) 조응도(趙凝道), 거제 현령 안위(安衛) 등이 탄 배가 다투어 올라가서 항복을 받으니, 장왜(將倭)가 그 무리 7명을 거느리고 와서 통제사의 배로 올라갔다. 통제사가 그에게 술을 주고 배를 타고서 떠날 것을 허락하니 왜적들은 생환(生還)하게 되는 것을 기뻐하여 죽 늘어서서 절을 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무수히 치사(致辭)하고는 저희 배 있는 데로 내려가서 두 배에 나누어 타고 바다로 나아갔다. 돛을 달려는 즈음에 통제사가 먼저 지자총통(地字銃筒)을 쏘고 지휘기(持揮旗)를 흔들며 적각(笛角)을 급히 부니, 제선(諸船)이 앞을 다투어 공격하였다. 조응도(趙凝道)가 탄 배는 다른 배보다 상당히 빨라 먼저 적에게로 달려 들어가서 적선을 공격하니 왜적 20여 명이 조응도의 배로 올라와 싸웠는데 조응도와 사부(射夫)·격군(格軍) 등 적의 칼날에 많은 사람이 부상당하였으나 혹은 물로 뛰어들어 헤엄을 쳐서 나오기도 하고 혹은 다른 배에 구제되기도 하여 살아난 사람이 많았다. 적의 칼을 맞고 물로 뛰어든 조응도를 우수(禹壽)의 배에 건졌으나 잠시 뒤에 죽었다. 적들이 그대로 조응도의 배인 고성(固城)의 배를 타고서 노를 저어 북쪽으로 달아날 때 제선이 포위하여 지자 총통과 현자 총통(玄字銃筒)을 계속 쏘아대니 좌우의 방패(防牌)가 총에 맞아 다 떨어졌고, 화살이 비 오듯 하니 왜적은 허둥대며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임치 첨사(臨淄僉使) 홍견(洪堅), 흥덕 현감(興德縣監) 이용제(李容濟)로 하여금 당화전(唐火箭)과 송거(松炬) 등으로 적선에 불을 지르도록 하여 왜적들이 모두 배에서 뛰어내려 육지를 향해 헤엄칠 때 사살하고서 그 시체를 건져 목을 벤 것이 도합 18급(級)이었다. 변험(辨驗)하여 통제사에게 보내어 수송하게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는데, 비변사에 계하하였다. 비변사가 회계하기를,
"적의 수급을 벤 사람들은 통제사가 군공(軍功)을 마련하여 장계하기를 기다린 뒤에 논상(論賞)하고, 조응도와 전사(戰死)한 사람들도 자세한 치계가 있은 뒤에 휼전(恤典)을 거행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으로 통제사에게 행이(行移)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아뢴 대로 윤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4책 86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183면
- 【분류】외교-왜(倭) / 인사-관리(管理) / 군사-전쟁(戰爭) / 군사-군기(軍器)
○三月十九日成貼都元帥權慄書狀:
全羅道右水使李億祺馳報內, 三月初八曰倭船大中小三隻, 巨濟 器問浦來泊下陸, 卽時率舟師, 統制使一時發船, 徹夜促櫓, 初九日早朝, 馳到器問浦, 倭船三隻, 掛置海岸, 倭賊盡數下陸, 山藪間炊烟暫起, 倭人三四名, 耀劍出立岸上。 統制使送降倭、南汝文等, 利害開誘, 則隱伏之倭, 二十餘名出來, 南汝文與倭酋從容誘說, 則竄伏之賊, 專數出來, 大槪八十餘名。 見我舟師盛威, 掩擊疑慮, 欲爲偸生。 安骨浦萬戶禹壽、固城縣令趙凝道、巨濟縣令安衛等所騎船, 爭登納降, 將倭率其徒從七名, 來乘統制使船。 饋酒, 許令乘船出去, 則賊倭等, 喜得生還, 羅拜叩頭, 致謝不已。 無遺還下其船, 分騎二船, 浮出洋中。 懸帆之際, 統制使先放地字銃筒, 指旗促角, 諸船爭相攻擊。 趙凝道所騎船, 輕疾超衆, 先爲馳入, 與賊船相搏, 倭人二十餘名, 攀緣上船, 趙凝道及射夫、格軍, 多被賊劍, 或投水游泳, 或攀陞他船, 生活者數多。 趙凝道逢刃投水, 禹壽船拯在, 未幾身死。 其賊仍騎固城之船, 搖櫓北走時, 諸船圍匝, 連發地、玄字銃筒, 左右防牌, 貫中擺落, 射矢如雨, 倭賊蒼黃罔措。 令臨淄僉使洪堅、興德縣監李容濟, 或唐火箭, 或松炬等, 起火焚船, 倭人等竝下船, 游泳向陸之際, 射殺拯斬, 合十八級。 辨驗上送, 統制使輸送事。
啓下備邊司, 回啓: "向前斬馘人等, 待統制使軍功磨鍊, 狀啓後論賞, 趙凝道及戰亡人, 詳實馳啓後, 恤典擧行爲當。 統制使處行移何如?" 啓依允。
- 【태백산사고본】 54책 86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183면
- 【분류】외교-왜(倭) / 인사-관리(管理) / 군사-전쟁(戰爭) / 군사-군기(軍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