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병마 절도사 원균의 서장
전라도 병마 절도사 원균의 서장은 다음과 같다.
"신이 중요한 임무를 위임받아 남번(南藩)을 지키고 있으면서 노둔하나마 힘을 다하여 만세의 원수를 갚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해도 몸이 이미 매우 쇠약하여 나라에 보답하는 것이 많지 못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임금을 우러르면서 단지 통곡만 할 뿐입니다. 지금 변방 일에 어려움이 많아 군사를 일으키고 대중을 움직이기에 겨를이 없습니다. 여러 고을에 신칙하여 군마를 정제하여 신이 사졸에 앞장서서 일거에 섬멸하려 합니다.
다만 수륙(水陸)의 일을 헤아려 말한다면, 임진년 초기에 육지의 적이 기세를 떨쳐 순월(旬月) 사이에 평양까지 침입했으나 해상의 적은 해를 보내도록 패하여 끝내 남해(南海) 이서(以西)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니, 우리 나라의 위무(威武)는 오로지 수군에 달려 있습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는 수백 명의 수군으로 영등포(永登浦) 앞으로 나가 몰래 가덕도(加德島) 뒤에 주둔하면서 경선(輕船)을 가려 뽑아 삼삼 오오 짝을 지어 절영도(絶影島) 밖에서 무위를 떨치고, 1백 여 명이나 2백 명씩 대해(大海)에서 위세를 떨치면, 청정(淸正)은 평소 수전(水戰)이 불리한 것에 겁을 먹고 있었으니, 군사를 거두어 돌아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원하건대 조정에서 수군으로써 바다 밖에서 맞아 공격해 적으로 하여금 상륙하지 못하게 한다면 반드시 걱정이 없게 될 것입니다. 이는 신이 쉽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 바다를 지키고 있어서 이런 일을 잘 알기 때문에 이제 감히 잠자코 있을 수가 없어 우러러 아룁니다."
하였는데, 비변사에 계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84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149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왜(倭)
○全羅道兵馬節度使元均書狀:
臣叨承重寄, 杖鉞南藩, 庶竭駑鈍, 欲復萬世之讎, 而自念衰病已極, 報國無多, 望天仰聖, 只足痛哭。 目今邊事多艱, 興師動衆, 在所不暇。 申飭列邑, 整齊軍馬, 身先士卒, 一擧盡殲。 算以水陸之事言之, 則壬辰之初, 陸賊長驅, 旬月之間, 闌入箕城, 海寇則經年戰敗, 終不至於南海以西, 我國威武, 專在於水戰而已。 臣之愚意, 以數百舟師, 徑出於永登之前, 潛屯於加德之後, 抄擇輕船, 三三五五, 耀武於絶影之外, 或百餘或二百, 楊威於大海, 則淸正素怯水戰之不利, 必斂兵而還歸。 伏願朝廷, 以舟師迎擊于海外, 使賊不得下陸, 必無患矣。 此非臣易言也。 臣前於海戌, 備諳此事, 故今不敢隱默, 仰叫天門矣。
啓下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53책 84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149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