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선조실록84권, 선조 30년 1월 19일 경술 2번째기사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경상도 병사 김응서의 장계문

경상도 병사(兵使) 김응서의 장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달 11일 요시라(要時羅)가 나왔는데 행장(行長)의 뜻으로 말하기를 ‘청정이 7천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4일에 이미 대마도에 도착하였는데 순풍(順風)이 불면 곧 바다를 건넌다고 한다. 전일에 약속한 일은 이미 갖추었는가? 청정이 바다를 건너면 비록 심하게 공격하지는 않겠지만 바다 가까운 지경은 틀림없이 약탈할 것이니 나오기 전에 예방하여 간사한 계교를 부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근일에 잇따라 순풍이 불고 있어 바다를 건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니 수군이 속히 거제도에 나아가 정박하였다가 청정(淸正)이 바다를 건너는 날을 엿보아야 한다. 동풍(東風)이 세게 불면 반드시 거제도로 향할 것이니 그렇게 되면 공격하기가 쉽지만, 만약 정동풍(正東風)을 인하여 곧바로 기장(機張)이나 서생포(西生浦)로 향하게 되어 배가 바다 가운데로 향하게 되면 거제도와 거리가 매우 멀어 막을 수가 없을 것이라서 이 계책이 시행되지 못할 듯하니, 전함(戰艦) 50척을 급히 기장 지경에다 정박시켰다가 좌도 수군과 합세, 결진(結陣)하고 혹 5∼6척이 부산의 서로 바라다보이는 곳에서 왕래하면 우리 장수들이 속히 청정에게 글을 보내 이르기를 「조선(朝鮮)이 너를 원수로 여겨 전함을 무수히 정제하여 좌우도(左右道)에 나누어 정박하고 있으며, 육군(陸軍)역시 가까운 곳에 주둔하고 있으면서 네가 나올 날을 엿보고 있으니 삼가서 경솔히 건너오지 말라. 」 한다면 청정이 반드시 의심하여 감히 바다를 통과하지 못하고 지체하는 사이에 조선에서 반드시 모든 일을 주선할 것이며, 행장 역시 두 사이에서 도모하게 되어 청정의 목은 비록 베지 못할지라도 상황은 유리할 것이니, 이보다 나은 계책은 없다. 급히 배를 돌려 군대의 위용을 과시하여 간교한 적으로 하여금 머리를 들고 나오지 못하게 한다면, 피차 다행함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청정이 통신하는 일을 훼방할 때 관백(關白)에게 고하기를 「행장(行長)조신(調信)이 하는 일은 모두 허사이다. 내가 다시 조선에 나가면 한번의 출격으로 조선을 평정하여 일본에 부속시키고, 왕자(王子)도 사로잡아 태합(太閤) 앞에 바칠 수가 있다. 만일 이번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우리 가족을 다 죽이라. 」 하면서 병마(兵馬)를 청하였는데, 관백은 단지 군사만 허락하였으므로 섬으로 물러나 여러 날을 지체하고 있자, 관백이 다시 청정에게 명령하기를 「너는 왜 빨리 바다를 건너지 않는가? 어려운 일이라도 있는가? 말과 실천이 다르다. 」 하였으므로, 속히 바다를 건너고자 하여 급히 대마도에 도착했으니, 만약 조선에서 차단한다는 기별을 들으면 즉시 바다를 건너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청정의 「조선 지방에는 지키는 사람이 없어 한번 출격에 평정할 수 있다. 」는 말이 거짓이 되고, 행장(行長)의 「조선을 공파(攻破)하기가 쉽지 않다. 」는 말이 적실하게 되어 관백이 반드시 청정의 오산과 망언을 죄줄 것이고 행장은 뜻을 얻게 되어, 강화를 하든 안하든 간에 형세가 매우 편리하게 될 것이니, 이것이 제일 좋은 계책이다.’ 하였습니다. 들으니 원수(元帥)가 내일 이곳에 당도할 듯합니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84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148면
  • 【분류】
    외교-왜(倭) / 군사(軍事) / 교통-수운(水運) / 과학-천기(天氣)

    慶尙道兵使金應瑞狀啓:

    今月十一日, 要時羅出來, 以行長之意進告, "淸正率七千之軍, 初四日已到對馬, 順風則不日當渡。 前日約束之事, 已爲完備否? 淸正渡海, 則雖不深衝突, 近境丁寧摽掠, 莫如未出前預防, 不得奸計矣。 近日連有順風, 渡海不難, 舟師速進泊巨濟島, 窺伺淸賊渡海之日, 東風高吹, 則必向來巨濟。 然則勢易攻擊, 若因正東風而直向機張西生之境, 船過洋中, 與巨濟相距甚遠, 未及橫截, 此計恐未施行。 戰艦五十艘, 急急回泊機張之境, 左道船師, 合勢結陣, 或五六隻, 橫行釜山相望之處, 則我將等馳通謂淸正曰: ‘朝鮮以汝爲仇讎, 戰艦無數整齊, 分泊左右道, 陸軍亦多近地屯聚, 窺伺汝之出來之日, 愼勿輕渡’ 云云, 則淸正必疑之, 不敢過海。 遲留日月之間, 朝鮮必有周旋之事, 行長亦有圖謀於兩間之事。 淸正之頭, 雖不得斫之, 機關有力, 無出此計。 急速回泊, 以示軍容, 使奸猾之賊, 縮首不發, 則彼此之幸, 何可盡言? 淸正謀毁通信之時, 與關白白行長調信所爲, 皆是虛事, ‘我更出朝鮮, 揭一竿而可定朝鮮, 合付日本, 王子亦可生擒而致於大閤之前。 如不成此事, 盡滅我族’ 云云, 仍請兵馬, 關白只許其兵。 退辭其島, 留連有日, 關白更令淸正曰: ‘汝何不早爲渡海? 有難事耶? 言實各異。’ 云云, 故欲速渡海, 馳到對馬, 若聞朝鮮遮遏之奇, 則勢未卽渡海。 如此則淸正所言, 朝鮮地方, 無人可守, 揭一竿可定之言, 歸於虛地, 行長 朝鮮攻破, 勢未易之言, 終歸於的實, 關白必罪淸正之誤妄, 行長得志, 和與不和間, 勢甚便易, 此一良策也。" 似聞元帥, 明日當到于此云。


    • 【태백산사고본】 53책 84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148면
    • 【분류】
      외교-왜(倭) / 군사(軍事) / 교통-수운(水運) / 과학-천기(天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