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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76권, 선조 29년 6월 21일 정사 1번째기사 1596년 명 만력(萬曆) 24년

호군 황신이 중국 사신의 도해와 통신사 차출의 일로 서장을 올리다

호군(護軍) 황신의 서장에,

"역관(譯官) 김길손(金吉孫)을 시켜 정사(正使)에게 여쭙기를 ‘밖에서 다들 말하기를 「노야(老爺)가 15일이나 16일 안에 도해할 것이다. 」 하므로 곧 면대하여 여쭈려 하였으나, 병이 있기 때문에 나아가지 못한다.’ 하였더니, 정사가 말하기를 ‘관백(關白)이 급하게 이 책봉하는 일을 끝내기를 바라므로 내가 가지 않을 수 없으나, 나는 대마도에 이르러 고명(誥命)과 칙서(勑書)와 장복(章服)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고, 각진(各陣)도 곧 철수할 것인데, 진 유격(陣遊擊)·이 중군(李中軍)·심 천총(沈千總)이 여기에 있다가 영(營)을 불사른 연유를 갖추어 신보(申報)한 뒤에야 내가 떠날 것이다. 대개 왕래하는 명조(明朝) 사람들이 번번이 병마(兵馬)가 나온다고 말하고, 그들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는데 어찌 빨리 돌아가려 하지 않겠는가. 내가 이제 빨리 건너가면 관백이 기뻐하여 일찍 끝날 수 있어서 세 나라가 이로부터 안정(安靜)될 것이다.’ 하였고, 김길손이 또 여쭙기를 ‘당초에는 한 왜도 머무르지 않기로 약속하였는데 지금 각진을 철수하지 않고서 먼저 노야를 모시고 도해하니, 이것은 노야를 속이는 말일 것이다.’ 하니, 정사가 말하기를 ‘내가 대마도에 머물러서 철수하고 불살랐다는 신보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갈 것이니, 저들이 감히 속일 수 없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날 평조신요시라를 시켜 신에게 와서 말하기를 ‘행장(行長)의 분부에 「그대는 조선의 일을 맡은 자이니 머물러서 통신사(通信使)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모시고 도해하라. 」 하였으니, 통신사가 온다면 내가 10여 일 동안 머무르더라도 기다려야 하겠으나, 내려올 뜻이 없다면 머물러 기다릴 필요가 없으므로 내일 떠나려 한다.’ 하기에, 신이 답하기를 ‘듣건대 국왕이 양 노야에게 회답하는 글 가운데에 이미 전에 청한 것을 허락하였다 하는데, 어느 사람을 차출할는지 모를 뿐이다.’ 하였더니, 요시라가 말하기를 ‘통신사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면 다시 가등청정(加藤淸正)의 군사를 보내 나누어 주둔할 것이다. 청정의 군사가 다시 온다면 조선이 반드시 더욱 경동(驚動)할 것이다. 양 노야가 도해하였다는 신보가 이르면 관백이 철수하여 돌아가게 하고 부산진(釜山陣)에만 잠시 약간의 군사를 머물러 두었다가 책사(冊使)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뒤에야 철수하여 갈 것이라 한다. 이제 조선에서는 혹 통신사가 일본에 가면 뜻밖의 우환이 있을 것이라고 염려한다 하나, 인생은 60∼70에 지나지 않고 오직 없어지지 않는 것은 이름 뿐이다. 내가 아름다운 이름을 조선에 남기고 싶어하는데, 어찌 감히 이익은 없고 손해만 있는 일로 사람을 속이겠는가.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는 뜻으로 국왕에게 아뢰어 급히 통신사를 내려보내게 하면 매우 다행이겠다.’ 하였습니다. 요시라가 또 말하기를 ‘관백이 올해에 이미 그 아들을 관백으로 봉하였으므로 올해 안에 다시 봉호(封號)를 얻기를 바라기 때문에 새 천사를 기다리지 않고 급히 양 노야를 청하여 책봉하는 일을 끝내려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하였는데, 비변사에 계하(啓下)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7책 76권 36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18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丁巳/護軍黃愼書狀:

    使譯官金吉孫, 稟于正使曰: "外間皆言老爺, 十五六日內, 當過海云。 卽欲面稟, 因有賤疾, 未得進來。" 正使曰: "關白急欲完此封事, 故我不得不去。 我到對馬島, 以待誥、勑、章服來至, 各陣亦當卽撤。 陳遊擊李中軍沈千總, 在此燒營具報, 然後我當發去。 蓋天朝人往來者, 每言兵馬出來云, 渠輩亦有懷土之心, 豈不欲速還耶? 我今速渡, 則關白必喜, 事可早完, 三國自此安靜矣云云。" 吉孫又問曰: "當初約以一不留, 今乃不撤各陣, 而先陪老爺過海, 此必哄老爺之言也。" 正使曰: "我住對馬島, 當俟撤燒報到, 始可前進, 彼必不敢哄云云。" 同日平調信, 使要時羅來謂臣曰: "行長分付內, 汝是管朝鮮事者, 須留待通信使下來, 陪過海云。 通信使若來, 則我雖留十餘日, 亦可等待, 脫或無意下來, 則不須留待, 明欲發去" 云, 臣答曰: "聞國王回老爺書中, 已許前請, 但未知某人差出耳。" 要時羅曰: "通信使若不肯來, 則當再遣淸正兵, 分屯云云。 淸正兵若再來, 則朝鮮必益驚動云云。 老爺過海報到, 則關白當令撤回, 唯釜山陣, 姑留若干兵, 以待冊使回還後, 方撤去云矣。 今朝鮮或慮通信使到彼, 有意外之患云, 人生不過六七十, 唯不泯者名。 我欲留美名於朝鮮, 豈敢誣人以無益有害之事乎? 須以千萬勿疑之意, 啓知國王, 急令通信使下來, 幸甚。" 時羅又言: "關白今年已封其子爲關白, 故欲趁今年, 復得封號。 所以不待新天使, 而急請老爺, 以完封事" 云云矣。

    啓下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47책 76권 36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18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