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도 관찰사 윤승길이 호인의 동정을 보고하다
평안도 관찰사 윤승길(尹承吉)이 치계하기를,
"우후(虞候) 김종득(金宗得)이 만포진 가장(滿浦鎭假將)으로 나갔는데 본월 9일 호인(胡人) 2명이 강변에 이르러 왔기에 온 이유를 물으니, 답하기를, ‘노을가적(老乙可赤)의 차장(次將)인 마신(馬臣)의 가정(家丁) 동평고(童坪古)와 소을가적(小乙可赤)의 차장인 동모은류(童毛隱流)의 가정 동랑조호(童郞照好) 등이 강아지를 가지고 소금을 무역하는 일로 왔다.’고 하기에, 그들로 하여금 강을 건너게 하였더니, 호인이 말하기를, ‘여 상공(余相公)이 건주(建州)에 이르렀을 때 경도(京都)를 나와 도로 내려온다고 말하였다. 통사(通事) 하세국(河世國)도 또한 수행하였는데, 이 두 사람은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전일엔 추운 겨울에 눈이 막혔어도 꺼리지 않고 왕래하였는데, 근일에는 전연 소식이 없으니 우리 장수와 약속한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 상공과 하세국 등이 서로 통한 말을 우리가 전해 보고해야 한다. 마신과 모은류 중에서 반드시 사신이 나오게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이에 답하기를 ‘여 상공은 나왔다가 곧바로 호 유격(胡遊擊)을 만나는 일로 올라갔는데, 지금은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하세국은 중간에서 병을 얻어 달이 넘도록 쾌차하지 못하다가 지금에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왕래한 일은 중국 사람 양대조(楊大朝)와 호 유격이 보낸 바로 하세국은 다만 따라갔을 뿐, 보낸 이유에 대해서는 세국은 알지 못한다. 진군관(鎭軍官)이 들어간 일은 마신 등이 돌아온 후 너희 노추(虜酋)가 여 상공의 거취를 알고자 하므로, 우리 진장(鎭將)이 귀순한 것을 가상히 여기어 여 상공이 내려온 이유를 알린 것일 뿐이요. 상공이 들어감에 이르러서는 다만 우리 나라 사람을 거느리고 갔을 뿐이요, 우리 나라가 보낸 것이 아니다. 상공과 약속한 것이 또한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는 곧 노추의 하인인데 노호(老胡)와 상공이 서로 약속한 일을 안단 말인가?’ 하니, 그는 ‘알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기를, ‘네가, 노추가 약속한 것을 알지 못하는데 내가 어찌 상공이 하는 일을 알겠는가?’ 하니, 호인이 대답하기를, ‘이 말은 과연 그렇다. 그렇다면 마신 등이 무슨 이유로 나오겠는가.’ 하고, 또 하세국을 보고자 하기에 즉시 불러 보였더니, 그들은 ‘너의 얼굴이 전만 못하니 신병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하였습니다. 호인의 말은 차장이 보냈다고 하나 실은 노호가 보낸 것입니다. 만약 여진(女眞) [역학 훈도(譯學訓導)] 방응두(方應斗)와 향통사(鄕通事) 나세홍(羅世弘)이 아니면 온갖 관계된 문답을 통정(通情)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동평고가 와서 상공의 거처를 묻고 또 마신으로 하여금 나와서 문견(聞見)하게 하고자 하니 그 흉모의 소재를 실로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6월 내에 회유하는 일을 만약 혹시라도 그 시기를 잃게 되면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입니다."
하였는데, 비변사가 계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5책 74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696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야(野) / 군사-통신(通信)
○壬戌/平安道觀察使尹承吉馳啓曰: "虞候金宗得, 以滿浦鎭假將進去, 本月初九日, 胡人二名來到江邊, 問其來由則答曰: ‘老乙可赤次將馬臣家丁童坪古, 小乙可赤次將童毛隱流家丁童郞照好等, 以持狗子, 貿鹽事, 來到矣。’ 使之越江, 則胡人曰: ‘余相公到建州時, 言出來京都, 還爲下來矣。 通事河世國, 亦爲跟隨。 此兩人今在何處? 前日, 雖冬寒、雪塞, 不憚往來, 近日則絶無音聞, 與吾將所約之事, 何以爲之? 余相公及河世國等, 有相通之語, 則吾當傳告。 馬臣、毛隱流中, 必使出來。’ 答稱: ‘余相公出來, 卽以胡遊擊相見事上去, 未知今在某處。 河世國, 中間得病, 踰月未差, 今始還家。 往來事, 則唐人 楊大朝、胡遊擊所送河世國, 只隨去而已, 所送之由, 世國不知。 鎭軍官入歸事, 則馬臣等還返後, 爾虜酋, 欲知余相公去就, 故我鎭將, 嘉其附心歸順, 通余相公下來之由而已。 至於相公之入也, 只帶率我國之人而去, 非我國所送也。 相公所約, 亦不知某事, 爾是虜酋下人, 知老胡與相公相約之事乎?’ 曰: ‘不知。’ 曰: ‘爾不知虜酋所約, 余豈知相公之爲乎?’ 胡人曰: ‘此言果然。’ ‘然則馬臣等, 何由出來乎?’ 且欲見河世國, 卽招而示之則, ‘爾無舊面, 身病的矣’ 云云。 胡人所言, 雖曰次將所送, 而實則老胡之所遣。 若非女眞 方應斗鄕通事羅世弘, 則凡干問答, 似難通情。 童坪古來問相公去處, 又欲令馬臣, 出來聞見, 兇謀所在, 實爲難測。 六月內, 宣諭之事, 如或失期, 則必有後患矣。" 啓下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45책 74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69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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