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가적에게 국경을 넘지말라는 내용의 회보를 하세국 편으로 보내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하세국이 지금 노추(奴酋)에게로 돌아가려 하니 회보가 없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말이 순조롭고 사리가 바르면 저들이 짐승같기는 하나 마음을 돌려 스스로 중지하게 될 것입니다. 만포 첨사의 의사로써 보내온 서간에 답하되 ‘지금 네 서간을 보니 네 의사도 좋다. 본국이 너희들과 국경을 잇대어 있으면서 수백 년 이래로 각기 영토를 지켜 서로 침범하지 않았고 본디 터럭만큼도 원수진 일이 없었다. 더구나 네가 본국 사람 10여 인을 쇄환해 주었으니, 너의 처치 또한 잘한 것이다. 후의를 깊이 감사하여 오래 전부터 갚으려 하였으니, 네가 공로가 있는 자 몇 사람을 가려 보내어 와서 잔치를 받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정의가 서로 통하여 의심없이 확 풀리게 될 것이다. 지난날 위원(渭原)의 일은 너희 달자(㺚子)가 법을 범하여 국경을 넘어 와 밤중에 민가에 들어와서 재화를 노략질했으니, 무지한 촌 백성이 어찌 도적의 무리가 아님을 알아서 격투하지 않겠는가. 피차 격투할 즈음에 함께 살상하였으니 이것은 다같이 실수가 있음을 면할 수 없다. 그러나 본국에서는 조금도 원혐이 없고 오직 우리 나라 지방관만을 꾸짖어서 그 지방관을 갈고 구문(究問)하기에 이르렀다. 너희들도 귀가 있으니 반드시 이미 들어 알 것이다. 지금부터 이후로는 우리 나라와 너희들이 각기 천조(天朝)의 법령을 준수하여 서로 국경을 넘어가지 말고, 우리 고려(高麗)는 우리가 금지하고 너희 달자는 네가 금지하여 각각 스스로 보존하여 서로 일을 만들지 않으면 어찌 좋지 않겠으며,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대개 이 같은 사연으로 승문원으로 하여금 답서를 속히 마련하게 하고, 또 도감 당상(都監堂上)으로 하여금 호 유격(胡遊擊)에게 고하는 회첩(回帖)을 만들어 보내게 한 뒤에 별도로 계략이 있고 일을 아는 무신 1인을 가려서 하세국과 일시에 오랑캐의 부락에 달려가게 하여 한편으로는 개유(開諭)하고, 한편으로는 체탐하게 하는 것이 사의(事宜)에 합당할 듯합니다. 하세국이 먼길을 왕래하는데 옷이 엷고 발이 부르텄으니 지극히 가련합니다. 말과 의복을 해사(該司)로 하여금 제급(題給)하도록 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69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598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
○備邊司啓曰: "河世國, 今將還歸奴酋處, 不可無回報。 在我辭順理直, 則彼雖禽獸, 庶可回心而自戢也。 以滿浦僉使意, 答其來書, 以爲: ‘今見爾書, 爾意亦好。 本國與爾, 境土相連, 數百年來, 各守封壃, 不相侵犯, 本無一毫讐怨也。 況爾刷還本國人物十餘名, 爾之處置, 亦爲善矣。 深感厚意, 久欲報之。 爾當簡送的有功勞者, 若干人來, 受宴享。 若然則可以情意相通, 而釋然無疑阻也。 頃日, 渭原之事, 爾的㺚子, 冒犯越境, 黑夜闌入村家, 搶掠財貨, 無知村民, 安知非賊們, 而不爲格鬪乎? 彼此格鬪之際, 俱爲殺傷, 此則未免均有所失也。 然本國則少無嫌怨, 只責我國地方官, 至於革職究問矣。 爾亦有耳, 必已聞知也。 自今以後, 我國與爾們, 各遵天朝法令, 不相踰越。 我的高麗, 則我禁之; 爾的㺚子, 則爾禁之, 各自保存, 不相生事, 則豈不好哉? 豈不美哉?’ 大槪如是措辭, 令承文院, 答書速爲磨鍊, 且令都監堂上, 告于胡遊擊前, 成送回帖後, 別擇有計慮解事武臣一員, 與河世國, 一時馳送虜中, 一邊開諭, 一邊體探, 恐合事宜。 河世國遠路往來, 衣薄足繭, 至爲可矜。 馬匹及衣服, 令該司題給。" 上從之。
- 【태백산사고본】 42책 69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59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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