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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65권, 선조 28년 7월 8일 기묘 5번째기사 1595년 명 만력(萬曆) 23년

경상우도 절도사 김응서가 왜적의 동향에 대해 치계하다

경상우도 절도사(慶尙右道節度使) 김응서(金應瑞)가 치계하기를,

"왜적이 함안(咸安)·진해(鎭海)·고성(固城) 등 해변에 때를 가리지 않고 출몰(出沒)하여 산막(山幕)을 불태우고 백성들을 살해하며 노략질하기를 조금도 기탄없이 자행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점차 만연되면 장차 그 피해를 이루 헤아릴 수 없겠기에 이러한 내용을 왜적의 장수에게 말하여 금지시키도록 하는 일을 황신(黃愼)에게 알렸더니, 황신심 유격(沈遊擊)에게 알렸습니다. 유격이 행장(行長)에게 말하자 행장조신(調信)에게 ‘도적질하는 자들을 여러 차례 금지했는데도 멋대로 자행한다.’ 했다 하므로, 통분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요시라(要時羅)에게 명하여 의령(宜寧)에 내보내어 ‘지금 이후로는 왜진(倭陣)에서 20리 밖에 나와 도적질하는 자는 모두 잡아 죽여도 무방하다.’는 일을 통고하게 했더니, 6월 그믐날 요시라가 나와서 말을 전달하였습니다.

신이 군관 정승헌(鄭承憲)에게 명하여 가서 말하게 하기를 ‘너희 무리가 몇 년 동안 타국(他國)을 점거하고 있으니 참으로 억세고 사나운 놈들이다. 그런데 지금은 도리어 스스로 제한 구역을 정해 놓고 있으니 할말이 없을 정도이다. 앞으로는 제한 구역을 따지지 않고 만나기만 하면 죽여버리겠다.’ 하니, 요시라가 답하기를 ‘법을 위반하고 도적질하는 자는 참으로 그의 잘못이니 죽여도 원망하지 않겠다.’ 하고, 이어서 말하기를 ‘평행장(平行長)이 함께 데리고 나온 심안돈오(沈安頓吾)는 이름난 장수인데 철병하는 일을 전담한다. 각 진영을 순찰한 뒤에 그가 말하기를 「임랑포(林浪浦)·두모포(豆毛浦)·부산(釜山)·동래(東萊)·구법곡(仇法谷)·김해(金海)·덕교(德橋)·안골포(安骨浦)·거제(巨濟)·장문포(場門浦)는 금명간 먼저 들여 보낼 것이고, 그 밖의 6진(陣)과 죽도진(竹島陣)은 그대로 놓아둘 것이다. 행장부산으로 진을 옮겨 수로(水路)의 편리함을 취해 명사(明使)를 영접할 것이고, 의지(義智)는 어제 성자(城子)를 모두 부수어버렸으니 뒤따라 마땅히 군막(軍幕)을 불사르고 동래로 옮길 것이며, 가덕(加德)의 진영은 행장이 있던 옛 진영으로 옮기고, 청정(淸正)은 복병장(伏兵將)으로서 양산(梁山)·구법곡에 진영을 옮기고는 명사를 기다려 모두 바다를 건너갈 것이다. 」고 하였다. 관백(關白)이 행장에게 말한 내용 중에 「처리할 일은 모두 심 유격과 명사의 지휘를 따르고 네가 마음대로 결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 하였다. 사로잡힌 자로서 현재 각 진영에 있는 자는 마땅히 들어갈 때에 모두 남겨둘 것이고 이미 일본에 데려 간 자는 명사가 돌아올 때 또한 반드시 돌려보낼 것이다.’ 하였습니다. 또 말하기를 ‘행장이 혼자 머물러서 명사를 영접하려고 하니, 관백이 「너는 어찌 평양에서의 일을 생각하지 못하느냐. 지원 부대를 머물러 두지 않을 수 없으니, 너는 사세를 자세히 살펴 후회가 없도록 하라. 」 했다.’고 하였습니다. 대개 그 말의 뜻을 살펴보건대 자못 의구(疑懼)하는 형상이 있었으므로 조금도 이와 같이 할 리가 없다고 개유하여 들여보냈습니다.

그날 김해에서 왜적에게 붙은 종 담연(淡連)·말질복(末叱卜)·순문(順文)·정만(鄭萬)·춘복(春福)·방검칠(方檢七) 등이 나와서 말한 내용 중에 ‘김해·덕교·안골포·두모포 등에는 왜적의 장수가 철병하느라 현재 짐을 꾸리고 배와 돛대를 정비하면서 근일 돌아갈 것이라고 하였다.’ 했는데, 이처럼 믿을 수 없는 무리들의 이랬다 저랬다 하는 말을 신임할 수는 없지만, 보고 들은 바를 상달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사유를 갖추어 치계합니다."

하니, 상이 비변사에 내렸다. 비변사가 회계하기를,

"왜적이 떠나고 머무르는 것에 대한 진위는 헤아릴 수 없으니, 변방의 장수들은 이를 믿고 조금이라도 방비를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됩니다. 병마를 정돈하고 날로 방비를 새롭게 하여 변고에 대처하라는 일로 우도 감사에게 행회(行會)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39책 65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528면
  • 【분류】
    군사-전쟁(戰爭) / 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

    慶尙右道節度使金應瑞馳啓曰: "賊, 咸安鎭海固城等海, 出沒無常, 山幕焚蕩, 殺害擄掠, 少無(忘)〔忌〕 憚。 因此滋蔓, 將不勝其害, 此意言于賊將, 使之禁斷事, 黃愼處通諭, 則黃愼告于沈遊擊, 遊擊言于行長, 行長言于調信曰: ‘作賊之, 累次禁斷, 而恣行 云云’, 極爲痛憤。 令要時羅, 出送于宜寧, 自今以後, 距陣二十里外出賊者, 一一捕斬無妨事通告, 則六月晦日, 要時羅出來傳言。 臣令軍官鄭承憲往說曰: ‘汝等累年雄據他國, 固爲强悍, 而今反自定界限, 至爲無謂。 將欲不計界限, 逢輒射殺’ 云, 則時羅答云: ‘違令賊, 固是其罪, 死亦無憾。’ 因言曰: ‘平行長一時出來, 沈安頓吾稱名將, 專掌撤兵之事, 巡視各陣後, 林郞浦豆毛浦釜山東萊仇法谷金海德橋安骨浦巨濟塲門浦, 則今明間爲先入送。 其餘六陣, 竹島陣仍存。 行長則移陣釜山, 取便水路, 迎接天使。 義智, 則昨日, 城子盡破, 從當燒燼軍幕, 移陣東萊加德陣, 則移于行長舊陣。 淸正則以伏兵將, 梁山 仇法谷移(鎭)〔陣〕 , 待天使, 盡數渡海云。 關白與行長言內, 凡干處置事, 一依沈遊擊及天使指揮, 若無擅定之事云云。 被擄人, 時在各陣者, 則當於入歸時, 一一留置; 已入日本者, 則天使還來時, 亦必刷出。’ 又言曰: ‘行長意欲獨留, 迎接天使, 則關白曰: 「汝豈不念平壤之事乎? 繼援之兵, 不可不置。 汝可詳審事勢, 俾無後悔」’ 云云。 大槪觀其辭意, 則頗有疑懼之狀, 以少無如此之理, 開諭入送。 同日, 金海附賊奴淡連末叱卜、奴順文鄭萬、奴春福方檢七等, 出來言內, 金海德橋安骨浦豆毛浦等處, 賊將撤兵次, 方治行具, 整齊舟(揖)〔楫〕 , 近日入歸云云。 如此不信之徒, 反覆之言, 雖不足取信, 所聞所見, 不可不達, 具由馳啓。"上下備邊司。 備邊司回啓曰: "賊之去留, 情僞叵測, 邊將等不可恃此, 而少緩防備。 整頓兵馬, 日新待變事, 右道監司處, 行會何如?" 上從之。


    • 【태백산사고본】 39책 65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528면
    • 【분류】
      군사-전쟁(戰爭) / 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