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선조실록59권, 선조 28년 1월 15일 무자 2번째기사 1595년 명 만력(萬曆) 23년

북병사 정현룡이 북방 번호들의 정세에 대해 아뢰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작년 10월 사이에 정현룡(鄭見龍)이 적호(賊胡) 3부(部)를 함락하여 국위를 약간 떨쳤는데 그 공이 가상하여 조정에서 별도로 상을 주었고, 또 승리를 얻은 뒤에 적을 가벼이 여기는 마음이 없지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번호(藩胡)를 무휼(撫恤)하여 영원히 잘 지낼 수 있는 계획을 세워서 다시는 경동하는 일이 없도록 계속 계하받아 공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번에 정현룡 【북병사(北兵使). 】 의 장계를 보았더니, 종성(鍾城)·경원(慶源)·경흥(慶興) 등처의 번호로서 연회에 참여하지 않은 자가 매우 많고 그들의 거만 무례한 정상이 이미 나타났으므로 병력을 가하여 토벌하려 한다기에, 계획하는 일이 주밀치 못할까 걱정스러워 신들이 가볍게 군사를 움직여서는 안 되니 그들을 불러서 위무하고 개유시키는 일에 오로지 힘쓰라는 내용으로 회계(回啓)하였습니다. 북쪽 사람의 말을 자세히 들으니 ‘소탕한 세 부락 중에 가터리(加攄里)는 별로 무거운 죄가 없는데 아울러 초멸을 당하였으므로 다른 번호 중에 딴 마음을 품은 자가 이 일을 가지고 선동하고 공갈하는 말을 퍼뜨리고 있으며, 또 부여지(夫汝只)부락은 가장 강성하여 여러 적의 근거가 되어 임진년 이후에 성을 함락하거나 성을 포위함에 있어 언제나 선두로 나서고 있으니, 만일 이 부락을 없애버리지 않는다면 경원 지방의 고질은 더욱 심하게 되고 적이 넘보는 일은 끝내 막을 날이 없을 것이기에 이달 그믐이나 2월 초쯤에 거사를 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길에서 전하는 말이라 비록 믿을 수 없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그 거조와 곡절을 조정이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으니, 실로 미안한 일입니다. 피곤한 군사를 몰아서 강한 적을 친다면 전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기밀이 누설되어 후회를 남기게 된다면 국위를 손상할 뿐만 아니라 장래의 걱정이 엄청날 것입니다. 하물며 지금 남쪽 지방에 소란이 극심한데 또 북쪽의 흔단을 열어서야 되겠습니까. 다만 적에게는 꼭 쳐야할 죄가 있고 우리에게는 반드시 승리할 형세가 있는지는 천리 밖에서 헤아릴 수 없는 일이니, 선전관(宣傳官) 중에서 지혜가 있는 자를 성화같이 감사와 병사한테 달려보내어 사세를 자세히 물어보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또 기회를 보아 잘 처리하고 혹시라도 망령되이 움직이지 말라는 내용으로 유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나의 생각에는 북도의 군사는 싸움을 익혔고 또 항왜(降倭)도 있으니 후회가 있게 되는 지경에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 같다. 우선 감사와 병사가 하는 대로 맡겨두는 것이 온당할 듯하다. 또 북도의 군공은 어찌해서 마련하지 않는가? 속히 행하는 것이 마땅할 듯하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5책 59권 9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419면
  • 【분류】
    인사-관리(管理)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

    ○備邊司啓曰: "前年十月間, 鄭見龍摧陷賊三部, 少振國威, 其功可嘉, 朝廷別施恩賞, 而且慮得勝之後, 不無輕敵之心, 故使之撫恤藩, 以爲永久戢寧之計, 而無復驚動事, 節續啓下行移矣。 頃見鄭見龍 【北兵使。】 狀啓, 鍾城慶源慶興等處藩, 不爲參宴者甚多, 其爲桀驁叵測之狀已著, 欲爲加兵致討, 而以機事不密爲憂, 臣等以不可輕易行師, 專務招撫, 開諭之意回啓, 而詮聞北人之言, ‘蕩滅三部中, 加攄里則別無重罪, 竝被征勦, 他之有異志者, 執此爲咎, 扇動恐喝之言, 而且夫汝只部落, 最爲强盛, 爲諸賊根柢, 壬辰以後, 陷城圍城, 無不首倡。 若不剪除, 慶源膏肓益甚, 而賊之窺覬, 終無可杜之日, 將於今月晦、二月初, 欲爲擧事’ 云。 道路所傳, 雖不可信, 若或信然, 則擧措曲折, 朝廷漠然不知, 實爲未安。 驅疲頓之兵, 討强悍之賊, 全勝難期, 而漏洩機謀, 致有後悔, 則非但損威, 將來之患, 有不可勝言。 況南邊孔棘, 其可又開北釁乎? 但賊有必討之罪, 我有必勝之勢, 千里之外, 不可遙度。 宣傳官中, 擇有計慮者, 星火馳送監、兵使處, 詳問事勢如何, 而且諭以相機善處, 無或妄作之意, 何如?" 答曰: "依啓。 予意則北兵習戰, 且有降, 似不至於有悔。 姑任其監、兵使之所爲似當。 且北道軍功, 何不磨鍊? 似當速行。"


    • 【태백산사고본】 35책 59권 9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419면
    • 【분류】
      인사-관리(管理)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