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영해 지역에의 관방 설치 등에 대해 아뢰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울산(蔚山) 서생포(西生浦) 해변의 적로(賊路)에서부터 영해(寧海)와 평해(平海)에 이르기까지는 모두 평탄한 지대여서 관방(關防)을 설치하기가 어렵습니다. 들으니, 영해 북쪽 20리 되는 곳은 바로 평해의 지경에 해당되는 곳으로 이곳에 우여(雨餘)라는 산이 있는데, 산세가 험준하여 삼면이 절벽이고 오직 일면만이 통행할 수 있으며, 산속에는 시내가 있어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합니다. 그곳 사람들이 말하기를 ‘만일 우여산에 산성을 설치하고 둔전병(屯田兵)을 두어 농사를 지으면서 지키게 한다면 관동(關東)의 적도를 차단할 수 있다.’ 합니다. 그런데 다만 그 산이 영해 지역에 속해 있는 것이 흠입니다. 경상도는 요역이 괴로우므로 인민이 모두 흩어져서 비록 경작할 만한 양전(良田)이 있어도 모두 폐기하고 경작을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평해의 백성들이 말하기를 ‘만일 그 산을 평해로 이속시키고 요역을 아주 가볍게 해준다면 1년 내에 모여드는 자가 필시 많을 것이어서 그곳에 관방을 설치하여 적을 막는 계책을 하는 데에 편익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합니다. 이 내용을 강원 감사와 경상 감사에게 행이(行移)하여, 도사(都事)를 보내어 그 형편을 살피게 하고 또 백성들의 편리 여부를 참작해서 속히 계문하게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만일 그렇다면 이 일은 지체해서는 안 되니, 속히 처리하는 것이 옳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400면
- 【분류】군사-관방(關防)
○備邊司啓曰: "自蔚山 西生浦海邊賊路, 至寧海、平海, 皆是平(垣)〔坦〕 之地, 關防難設。 聞寧海北二十里, 正當平海之境, 有山名雨餘, 山勢險截, 三面壁立, 惟一面可通, 中有流川, 盛旱不渴。 其處之人, 議以爲: ‘若於雨餘山, 設爲山城, 屯兵耕守, 則關東賊路, 可以遮截’ 云, 而第以其山, 爲寧海地, 以慶尙道役苦, 人民皆流散, 雖有可耕良田, 而盡廢不起。 平海民情以爲: ‘若以此山, 移屬於平海, 而徭役頓歇, 則一年之間, 安集者必多, 而其於設關禦敵之計, 便益不少’ 云。 此意, 行移于江原、慶尙監司, 或遣都事審其形止, (具)〔且〕 參民情便否, 急速啓聞。" 答曰: "依啓。 若然則, 此事不可弛緩。 斯速處之可也。"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400면
- 【분류】군사-관방(關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