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조가 종이 등을 절약하는 일에 대해 아뢰다
호조가 아뢰기를,
"국가에서 날마다 쓰는 물자들은 모두 민력(民力)에서 나오는 것이니, 평상시에 십분 절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부유하기가 천하를 차지할 정도인데도 주본지(奏本紙)의 길이가 5∼6촌에 차지 않고 그 엷기는 매미 날개와 같은데, 우리 나라의 계본지와 서장지는 장대하고 너무 두꺼워서 전부터 식자(識者)들의 의논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병란이 일어난 지 3년째여서 물력이 탕갈되었는데 팔도의 치계(馳啓)는 평소보다 만 배나 되지를 않습니까. 그런데도 계문지(啓聞紙)가 전처럼 장대하니, 매우 한심합니다. 지금부터는 크고 작은 사명(使命)이나 장계(狀啓)에는 모두 장지(狀紙)를 쓰고 공사지(公事紙)도 상백지(常白紙)를 사용케 하되, 전처럼 폐단을 끼치는 자가 있으면 각 아문에서 적발하여 무겁게 다스릴 것을 각도에 이문(移文)하소서. 또 서울에 있는 각사(各司)에서도 승전을 받들게 하여 잔약한 백성들에게 일분의 폐단이나마 제거하게 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399면
- 【분류】재정-국용(國用)
○戶曹啓曰: "國家日用之物, 皆出於民力, 其在平時, 不可不十分節約。 以故中國, 富有天下, 而奏本紙長, 不滿五六寸, 其薄如蟬翼, 而我國啓本書狀紙, 長大過厚, 自前素有識者之議。 況今兵興三載, 物力蕩竭, 八方馳啓, 萬倍平日, 而啓聞之紙, 如前侈大, 極爲寒心。 請自今以後, 大小使命狀啓, 皆用狀紙, 而公事紙, 亦用常白紙, 脫有依前貽弊者, 各衙門摘發重治事, 文移各道, 且捧承傳于京各司, 以除(了)〔孑〕 遺殘民一分之弊。" 上從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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