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의 치계에 대하여 의논하여 아뢰도록 전교하다
전교하였다.
"지금 도원수의 서장을 보니, 적의 추장인 평행장 등 5인이 화합할 날을 약속하여 장차 창원 지역에 나올 것이므로 원수(元帥)는 우병사(右兵使) 김 응서(金應瑞)로 하여금 가서 만나보고 심지어는 우리 나라에 와서 항복하라고까지 말하여 그들의 의향을 떠보게 할 생각이라고 하였으니, 괴상하기 그지없다. 막중한 일에 원수의 처사가 어찌 이처럼 경솔한가. 평조신(平調信) 등이 이빈(李薲)의 격서(檄書)에 답한 내용을 보면 거세로 오만한 태도가 더욱 심하니, 그 격서가 극심한 모욕을 산 셈이다. 행장 등이 어찌 우리 나라에 투항할 리가 있겠는가. 지금 그들이 속임수로 우리를 희롱하는 말을 가볍게 믿고 나가 왜추를 접할 때 언어중에 그런 발설을 하기라도 한다면 필시 수모를 받을 것이다. 설사 왜추가 강화하려고 나오는 것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상대할 때에 김응서가 어찌 말을 잘 해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반드시 실수할 것이 분명하다. 혹시 의외의 변이 있을지도 또 모를 일이다. 아니면 김응서가 적의 마음을 외복(畏服)시킬 만한 곽자의(郭子儀) 같은 충신(忠臣)과 위명(威名)424) 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려는 것인가. 원수는 이미 가볍게 거사하여 위엄을 손상시켰고 지금 또 이런 일을 꾸미고 있으니,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려는 것은 아닌가? 몹시 염려가 된다. 속히 의논해서 아뢰도록 비변사에 이르라."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394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
- [註 424]곽자의(郭子儀) 같은 충신(忠臣)과 위명(威名) : 당(唐)나라 화주(華州) 사람. 삭방 절도사(朔方節度使)로 있을 때 안사(安史)의 난을 평정하여 그 공으로 분양왕(汾陽王)에 봉해지고, 토번(吐番)을 크게 깨뜨린 공으로 상보(尙父)라는 호를 받았다. 벼슬은 중서령(中書令)에 이르고, 이광필(李光弼)과 함께 이름이 높았다. 충신(忠信)과 위명(威名)이 드러난 자로 당대에서는 으레 곽자의를 꼽았다. 《당서(唐書)》 권137.
○傳曰: "今觀都元帥書狀, 則賊酋平行長等五人, 約曰期會, 將出來于昌原地, 元帥擬使右兵使金應瑞, 要往相見, 至言: ‘來降我國, 以探其意’ 云云, 見之可怪。 事機極重, 元帥處事, 何率爾如此? 觀平調信等答李薲檄書, 則其桀驁狺然之狀愈甚, 而其檄書之(買)〔罵〕 辱極矣。 行長等, 寧有來投我國之理乎? 今乃輕信其詐譎弄我之言, 出接倭酋, 至發於言語間, 必取其受侮慢辱。 設使賊酋, 不過欲講和, 而有此出來, 相對之間, 應瑞安能善辭動人? 必失其心明矣。 又安知萬分或有意外之變耶? 抑金應瑞, 有郭子儀之忠信威名, 足以懾服賊心, 故如是耶? 元帥, 旣輕擧事損威, 今又有擧措, 無乃莫之爲而爲乎? 不勝過慮。 斯速議啓, 言于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34책 57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394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