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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56권, 선조 27년 10월 15일 기미 7번째기사 1594년 명 만력(萬曆) 22년

병조 좌랑 김상준과 수군의 전황에 대하여 논의하다

병조 좌랑 김상준(金尙寯)구례(求禮)로부터 돌아왔는데, 상이 인견(引見)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그곳의 소식은 어떠한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수군(水軍)은 지금까지 아직 퇴병(退兵)을 못했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원수(元帥)와 말해 보았는가? 그곳의 일을 자세하게 말하라."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원수(元帥)가 말하기를, ‘수군은 아직도 흉도(胸島)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흉도에 있으면서 어떻게 하려고 하던가? 그리고 원수는 뭐라고 하던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수군은 2만여 명인데 육군은 여러 장수들이 거느렸는데도 1천 명이 못 되었습니다. 원수(元帥)는 ‘명을 받은 지 이미 오래 되었는데도 한 가지 일도 성공하지 못하였으니 다만 먼저 신의 죄를 다스리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형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던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한산도(閑山島)로부터 곧 바로 거제(巨濟)로 들어가기는 형세상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고성(固城) 앞 바다로 돌아 나와 거제의 남쪽으로 돌아와 정박하였는데, 거제 삼포(三浦)의 적이 모두 성 위에 모여 있으면서 깃발을 많이 세워 놓았으며, 배 40여 척을 장문포(場門浦)에다 붙들어 매놓고 항거한다고 하였습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아군의 사상자는 없는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한 사람이 탄환에 맞았는데 중상(重傷)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또 무슨 말을 들었는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적의 기세는 요즘 약해졌다고 하였습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원수가 그런 말을 하던가? 적을 잘못 헤아린 것이다."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민간(民間)이 한결같이 텅 비었는데 겨울에는 둔전(屯田)의 조세로 해결할 수가 있지만 명년 봄에는 식량을 댈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 장수들이 원수의 호령을 따르지 않으니 매우 염려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수군이 흉도에 있는 것은 무슨 뜻에서인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아직 체찰사의 호령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머물면서 지휘를 기다린다고 하였습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체찰사는 무슨 말을 하던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체찰사도 여러 장수들이 호령을 따르지 않음을 고민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번의 거사는 누구의 의견으로 한 것인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다른 곳의 적은 분탕질과 노략질을 하지 않는데, 그곳의 적은 더욱 분탕질이 심하기 때무에 죄를 묻기 위한 거사로서, 백사림(白士霖)이 풍무수(豊茂守)를 통하여 행장(行長)에게 전언(傳言)해서 행장이 허락하였기 때문에 공격한 것이라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적의 말을 듣고 적을 공격했단 말인가? 그때 김덕령(金德齡)도 갔는가?"

하니, 상준이 아뢰기를,

"선봉(先鋒)을 서야 하는데 병이 나서 들어가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56권 37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375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군사-통신(通信) / 외교-왜(倭)

    ○兵曹佐郞金尙寯, 自求禮還, 上引見。 上曰: "其處消息, 如何?" 尙寯曰: "水軍, 時未退兵。" 上曰: "與元帥言乎? 詳言其處事。" 尙寯曰: "元帥云, 水軍尙在胷島。" 上曰: "在胸島, 欲何爲耶? 且元帥云何?" 尙寯曰: "水軍則二萬餘, 而陸軍諸將所率, 不滿一千。 元帥則自言: ‘受命已久, 而不能成一事, 只祈先誅臣罪’ 云。" 上曰: "不言形勢乎?" 尙寯曰: "自閑山島, 直入巨濟, 形勢甚難, 故繞出固城前洋, 而回泊於巨濟之南, 巨濟 三浦賊, 皆屯聚城上, 多張旗熾, 結船四十餘隻於場門浦以拒之云。" 上曰: "我軍無乃見傷乎?" 尙寯曰: "一人中丸, 不至重傷云。" 上曰: "有何所聞?" 尙寯曰: "賊勢則近日孤弱云。" 上曰: "元帥有此言乎? 誤爲料敵矣。" 尙寯曰: "民間一空, 冬則以屯田租能接濟, 而明春則無可繼之路。 且諸將不從元帥之號令, 甚可慮也。" 上曰: "水軍在胸島者, 何意耶?" 尙寯曰: "時無體察使號令, 故仍留, 以待指揮云。" 上曰: "體察使有何所言?" 尙寯曰: "體察使, 亦以諸將之不從號令, 爲憫也。" 上曰: "今之擧事, 以何所見耶?" 尙寯曰: "他處之賊, 不爲焚掠, 而此賊尤甚焚蕩, 故攻之云。" 上曰: "以賊之言, 而攻賊乎? 此時德齡亦往乎?" 尙寯曰: "當作先鋒, 而得病不能入云。"


    • 【태백산사고본】 33책 56권 37장 A면【국편영인본】 22책 375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군사-통신(通信)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