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과 선전관을 보내 내장산의 영정과 사책을 옮겨 오게 하다
정원이 아뢰기를,
"지금 적의 기세가 크게 성하고 있으니 내장산(內藏山)에 봉안(奉安)한 영정(影幀)과 사책(史冊)을 이안(移安)하는 일이 일각이 급합니다. 전에 사관(史官)이 부족함으로 인하여 대교(待敎) 조유한(趙維韓)이 성모(省母)하러 가는 길에 부탁하였습니다. 그러나 먼 천리길에 공사(公私)를 병행하는 것은 아마도 전심(專心)할 수 없을 듯하니, 바라건대 사관 한 사람으로 하여금 역마로 달려 내려가서 영정과 사책을 옮겨 오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승지의 말이 옳다. 사리로써 말하면 사관이 가야 마땅하지만 사관 혼자 간다면 너무 고단(孤單)한 것 같고 또 검거(檢擧)하는 일도 없지 않을 것이니, 부지런하고 성실한 선전관(宣傳官)과 함께 내려 보내라. 그리고 도로의 난이(難易)를 내가 실지로 알지 못하나, 육로(陸路)가 쉽지 않고 혹 선로(船路)가 가깝거든 배[船]에 싣고 충청·경기·해서(海西) 등지로 오도록 하라. 만약 선로로 오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꼭 나의 말에 구애받지 말고 정원에서 편의에 따라 처치하여 명을 받고 사관이 도착한 뒤에 임시하여 잘 처리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40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22책 41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역사-편사(編史)
○政院啓曰: "今者, 賊勢大熾, 內藏山影幀及史冊移安之擧, 一刻爲急。 前因史官乏少, 順付待敎趙維韓省母之行, 千里遠路, 公私竝行, 恐未能專意。 請令史官一人, 馳驛下去, 移影幀、史冊以來, 何如?" 傳曰: "承旨言宜矣。 以事理言之, 則史官當往, 而史官獨往, 似爲孤單。 且不無撿擧之事, 幷與勤幹宣傳官下送。 且道路難易, 予實不知。 若陸路不易, 或近船路, 則何以載船, 而達於忠淸、京畿、海西等處? 若以船路, 謂非萬全, 則不必依予言爲之, 政院隨便處置, 受命史官, 到彼之後, 臨時善處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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