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중국의 남군을 요청하는 일은 사세를 보아 처리하자고 아뢰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접반사 한응인 등의 서장을 보니, 제독이 근일에 임진(臨津)을 향하여 떠날 것이라고 하는데 필경 어떻게 처치할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지극히 염려스럽습니다. 이른바 낙 참장(駱參將) 【이름은 상지(尙志). 】 으로 이 제독을 대신하여 오로지 보병을 써서 적을 토벌하게 한다는 말은, 사세로 본다면 승첩을 거둘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우리 나라가 이 요청을 먼저 꺼낸다면 북군 장수들의 분노가 없지 않을 것이니 결코 하기가 어렵습니다. 남쪽 군사를 더 요청하는 일은 좌의정 윤두수(尹斗壽)가 이미 이 일로써 갔고, 또 유(劉)·진(陳) 【유정(劉綎)·진인(陳璘). 】 두 장수의 군사가 벌써 나오고 있다고 하니 우선 형편을 보아 처리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이 제독은 명나라의 대장으로서 대군을 통솔하고 멀리 외국에 나온 만큼, 마땅히 엄명(嚴明) 공직(公直)으로써 그 부하를 제어하여야 되는데도 도리어 공로를 탐하기만 하여 적장 현소(玄蘇)가 아직 사로잡혀 오지도 않았는데 그의 수급을 요구하기까지 하였니, 어찌 심히 부끄러운 노릇이 아니겠는가. 낙 참장은 기개가 호탕하고 용맹스러우며 언론이 강개하니, 공을 꼭 이룰지는 기필할 수 없으나 명나라의 장관(將官) 중에 걸출한 자라 할 만하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36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61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備邊司啓曰: "伏見接伴使韓應寅等書狀, 提督近日將向臨津云, 未知畢竟作何處置, 極爲悶慮。 其所謂以駱叅將 【名尙志。】 代李提督, 專用步兵討賊之言, 以事勢言之, 不無取勝之理, 但我國先發此請, 則北將諸人不無憤怒, 決難爲也。 南兵加請之事, 左議政尹斗壽旣以此進去, 而劉、陳 【劉綎、陳璘。】 兩將之軍, 亦已出來云, 姑觀勢爲之。" 上從之。
"李提督, 以天朝大將, 統率大軍, 遠臨外國, 當以嚴明公直, 制伏其下, 而反爲貪功所使, 賊將玄蘇, 尙未就擒, 而至要其首級, 豈非可恥之甚乎? 駱叅將, 氣岸雄豪, 言論慷慨, 功之成否, 雖未可必, 而其可爲天朝將官之傑出者也。"
- 【태백산사고본】 19책 36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61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