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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35권, 선조 26년 2월 11일 병신 4번째기사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함경도 왜적의 동향을 전하고 격문을 청하는 내용의 이 제독에게 보내는 자문

제독에게 이자(移咨)하였다.

"이달 4일에 함경도 관찰사 윤탁연(尹卓然)이 치계하기를 ‘남쪽의 각 주군(州郡)이 보고하기를, 각처에 머물던 왜적들이 모두 무리를 지어서 함흥부로 향해 간다고 하고, 또 일찍이 포로가 된 두 왕자 임해군(臨海君)·순화군(順和君) 및 본디 수행하던 배신(陪臣) 원임(原任) 의정부 좌의정 김귀영(金貴榮), 판중추부사 황정욱(黃廷彧), 원임 승정원 우승지 황혁(黃赫)을 묶어 가지고 먼저 함흥부에 도착했고 당시 포로가 된 회령진 절도사(會寧鎭節度使) 문몽헌(文夢軒) 등 관원 10여 인을 살해하였으며, 두 왕자와 수행하는 배신들을 굳게 지키면서 갖은 모욕을 주니 형세가 더욱 위급하여 끝내 온전히 보존할 수 없겠다.’고 하여 당직(當職)은 알았습니다.

소방(小邦)은 오래도록 적의 화를 입어 살육을 당하고 불타버려 말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뜻밖에 당직의 두 자식 또한 적에게 잡혀 가서 오래도록 적진에 억류되어 석방되지 못하였는데 백방으로 구출하려 하나 끝내 좋은 방책이 없어 밤낮으로 통곡하며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지금 대병(大兵)이 이미 평양을 탈환하고 경성(京城)으로 나아가니 형세가 마른 나뭇가지를 꺾는 것 같아서 조석지간에 소탕될 것입니다. 저들 흉악한 적의 실정은 진실로 헤아리기 어려우나 끝내는 도망가서 자멸할 것으로, 적의 세가 실로 위태롭습니다. 당직이 생각건대 제독부(提督府)의 명망이 이미 적중에 전파되어 위엄을 두려워하고 넋을 잃어 기세가 꺾였는데 지금 또 병사를 나누어 북쪽으로 향하니, 소식이 닿는 곳의 적들은 반드시 무서워 떨 것입니다. 바라건대 격문(檄文) 한 통에 달래는 말과 협박하는 말을 갖추 써서 엄하게 이해득실을 보이되 ‘본국의 왕자 두 사람과 권속 및 관원들을 온전히 돌려보내 준다면 실로 너희들을 대접하여 죽이지 않고 상을 내릴 것이다. 만약 혹시라도 천도(天道)를 어겨 끝까지 세력을 믿고 복종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군사를 이끌고 곧바로 쳐부수어 반드시 죽이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등의 말을 써서 사리에 의거하여 되풀이 깨우치고 준엄한 말로 협박하여 적에게 보인다면 순종할 것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35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29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移咨提督曰:

本月初四日, 據咸鏡道觀察使尹卓然馳啓云: "迤南各州郡, 節次申報, 各處住, 俱聚徒衆, 向往咸興府, 又將曾被擄王子臨海君順和君, 幷原隨陪臣原任議政府左議政金貴榮, 判中樞府事黃廷彧, 原任承政院右承旨黃赫, 裹擄前到本府, 將一時被擄, 會寧鎭節度使等官文夢軒等一十餘人殺死, 其二王子及見跟陪臣等, 牢固防守, 備極困辱, 勢益危逼, 終難完保。" 云, 當職爲照。 小邦久被賊禍, 搶殺焚燒, 殆無紀極。 不期當職二子, 亦被伊賊搶去, 久蟄賊營, 羈留不放, 百計圖出, 終無善策, 晝夜慟哭, 罔知攸爲。 今因大兵旣克平壤, 轉向京城, 勢若摧枯, 朝夕當勦。 伊賊兇虐, 情固叵測, 終當逃遁, 自應逼割, 其勢誠爲岌岌。 當職仍念, 督府聲望, 已播賊衆, 怛威禠魄, 旣致挫衂, 今又分兵向北, 先聲所曁, 亦必振慄。 倘蒙寫出檄文一通, 詞備誘愶, 嚴示禍福, 如以: "本國王子二人, 幷各眷聚跟官等, 使得全還, 固當待汝不死, 仍加褒賞。 如或違悖天道, 恬負不服, 當提兵直擣, 必殺不饒。" 等詞, 反覆據理, 峻辭哄愶, 以示賊衆, 亦有效順之理。


  • 【태백산사고본】 18책 35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29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