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이 조총과 화약 제조법를 가르쳐 준다고 하자 비밀히 조처하라고 전교하다
상이 분부하였다.
"내가 오늘 우연히 내관(內官)을 시켜 화포장(火炮匠)을 거느리고 가서 조총(鳥銃) 쏘는 것을 시험하고 그 소리를 듣도록 했는데 쏘는 것이 끝나고 내관이 와서 하는 말이, 어떤 중국 사람 하나가 우연히 와서 보고는 총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내가 ‘천하의 모든 일은 우연하게 성공하는 것이 있다. 너희들은 가서 그 사람을 맞이하여 은근한 뜻을 표하라.’고 했더니 드디어 명을 받고 갔었다. 그 사람은 백총(百總)으로 성이 주(周)라는 사람인데 총 만드는 제도와 화약 만드는 방법을 낱낱이 가르치면서 조금도 숨기거나 꺼리는 것이 없었는데 그 방법이 배우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또 스스로 말하기를, ‘만약 훌륭한 장인(匠人)을 얻으면 내가 감독하여 조성하겠다.’고 했다 한다. 만약 이 방법을 습득한다면 우리 나라가 만세토록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손재주가 좋은 대장장이 및 화약 만드는 장인 각각 몇 명씩을 신속히 널리 구하여 불러 와서 속히 학습케 하고 그 사람을 각별히 후대하며, 만약 전습(傳習)하게 되면 중한 물건을 주겠다고 약속하라. 이 뜻을 은밀히 병조 판서에게 말하되 비밀리에 하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18책 35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628면
- 【분류】군사-군기(軍器) / 외교-명(明) / 공업(工業)
○上曰: "予今日偶令內官, 率火炮匠, 試放鳥銃, 以聽其聲, 放畢, 內官來言, 有一天朝人, 偶然來觀, 敎其放炮之法云。 予曰: ‘凡天下事, 有偶然而成功者。 汝輩宜往邀其人, 致慇懃之意。’ 遂承命而去。 則其人乃百總姓周者, 造銃之制, 焰硝之法, 一一敎之, 少無隱諱, 其法甚非難成。 且自言: ‘如得善匠, 我當觀監造成。’ 云。 若得此法, 我國萬世之利也。 善手冶匠及焰硝匠, 各數人, 急急廣求招來, 斯速學習。 其人各別厚待, 若得傳習, 則贈以重物事相約。 此意, 密言于兵判, 秘密爲之。"
- 【태백산사고본】 18책 35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628면
- 【분류】군사-군기(軍器) / 외교-명(明) / 공업(工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