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암을 병조 참판으로, 신잡을 평안도 병마 절도사로 삼다
이정암(李廷馣)을 병조 참판에, 【 사신은 논한다. 이정암이 사람됨은 키가 작으며 몸집도 작고 가냘퍼 옷의 무게도 이기지 못할 듯하였지만 타고난 성품이 강직하고 과감하며 정교하고 민첩하여 일을 처리함에 있어 성색(聲色)에 동요되지 않았으며 시세를 따라 저앙(低仰)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시배(時輩)들에게 배척받았다. 변란을 당하여 연안성(延安城)에 들어가 지켰는데 수비가 대략 갖추어졌으나 적이 많이 몰려 왔으므로 여러 날 동안 고전(若戰)하다가 성세(聲勢)는 약해지고 원조는 끊겨 성이 함락되려 하였다. 이때 정암이 띠[茅]를 이어 집을 만들고 그 가운데 거처하면서 ‘내가 사녀(士女)를 불러모아 나라를 위하여 적에게 대항하였으나 힘이 상대가 되지 않아 장사(將士)들이 모두 섬멸되려 하니 내가 무슨 낯으로 혼자 살겠는가. 성이 함락되는 날 그대들은 이 막사(幕舍)를 태우라. 나는 여기에서 죽겠다.’ 하니, 사졸들이 그 말에 감동되어 죽을 힘을 다하였기 때문에 외로운 군사로 기세 등등한 적에게 항거할 수 있어 마침내 그 성을 완전하게 보존시켰다. 】 신잡(申磼)을 평안도 병마 절도사에 제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52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620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 군사-전쟁(戰爭) / 외교-왜(倭) / 역사-사학(史學)
○以李廷馣爲兵曹參判。
【史臣曰: "廷馣爲人短小, 身若不勝衣, 而稟性剛果, 精敏處事, 未嘗動聲色, 不隨時低昻, 故每爲時輩所擠。 及遇變, 將入守延安城, 守備粗完, 賊大至, 苦戰累日, 聲弱援絶, 城將陷。 廷馣葺茅爲屋, 處於其中, 曰: ‘吾招聚士女, 將爲國抗賊, 而力不敵, 將士盡就殲滅, 吾何顔向顧獨生? 城陷之日, 爾等焚此幕, 吾將死於此地。’ 土卒感其言, 盡其死力, 故能以孤軍拒鴟張之賊, 卒全其城。"】
以申磼爲平安道兵馬節度使。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52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620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물(人物) / 군사-전쟁(戰爭) / 외교-왜(倭)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