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이 개성부 및 경성 부근을 돌아보고 상황을 아뢰다
한성부 판윤 이덕형(李德馨)이 치계하였다.
"신이 이달 21일에 개성부에 들어가서 살펴보니 목청전(穆淸殿)은 이미 철거되었으며, 교목(喬木)은 모두 베어져 통곡(痛哭)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공해(公廨)는 거의 모두 타버렸으며 여염의 집도 남아 있는 것이 18∼19채였습니다. 신이 부교(浮橋)를 빨리 만들도록 독촉하느라고 땅거미가 질 때에 달려서 동파(東坡)에 도착하니, 적이 파주(坡州)의 이천원(梨川院)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명나라 군사의 파발아(擺撥兒)가 또 10여 급을 베자, 적이 모두 그들의 소굴을 태워버리고 경성으로 도망하여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이영(李寧)·장응층(張應种) 등이 날랜 기병 6∼7천을 거느리고 얕은 여울을 경유하여 건너가서 파주에다 진을 치고 장차 경성을 공격하려 하고 있으며 제독(提督)은 부교가 다 만들어지기를 기다려 즉시 대군(大軍)을 거느리고 곧장 몰아 전진하려 합니다. 헤아려보니 경성의 적이 대부분 강을 건너 내려가면서 값을 많이 주고 말을 사며 사로잡은 여인들을 놓아주어 되돌아가게 한다고 합니다. 전라 감사와 경기 감사에게 복명(伏兵)을 설치하여 차단하고 살육하는 것과 한강(漢江)의 부교(浮橋) 재료를 미리 준비하여 기다리도록 하는 일은 여러 차례 통문(通文)하였고, 식량은 지금 강화에서 배로 운반한 쌀로 겨우 지공(支供)한다고 합니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46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617면
- 【분류】군사-전쟁(戰爭) / 외교-명(明) / 외교-왜(倭)
○漢城府判尹李德馨馳啓曰: "臣於本月二十一日, 入開城府看審, 則穆淸殿已爲撤毁, 喬木盡伐, 不勝痛哭。 公廨則幾盡燒毁, 閭家餘存者十八九。 臣急於督造浮橋, 初昏馳到東坡, 則賊留屯坡州 梨川院, 天兵擺撥兒, 又斬十餘級, 賊盡焚其巢穴, 遁入京城。 李寧、張應种等, 領精騎六七千, 由淺灘過涉, 結陣坡州, 將薄京城, 提督待浮轎畢造, 卽領大軍, 長驅前進。 計料京城之賊, 多渡江下去, 優價買馬, 放還被擄女人云。 全羅監司及京畿監司處, 設伏截殺, 漢江浮橋林料, 預備待候事, 累次通文, 而糧餉則方以江華船運米, 僅句支供云。"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46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617면
- 【분류】군사-전쟁(戰爭) / 외교-명(明)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