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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34권, 선조 26년 1월 24일 기묘 7번째기사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윤두수가 평양의 정비 상황을 아뢰며 중국 장수가 부상했다고 전하다

좌의정 윤두수(尹斗壽)가 치계하였다.

"신이 평양에 머물면서 인민들을 불러모아 그들로 하여금 각기 옛날에 살던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는데, 성을 지키고 있는 명나라 군사들이 각각 남아 있는 방사(房舍)를 가려서 머물므로 저들은 바야흐로 주인이 되고 이쪽은 도리어 나그네가 되어 서로 시기하는데, 형세가 여기에 이르렀으니 매우 염려할 만합니다.

당초 낙상지(駱尙志)는 성에서 던지는 돌에 부상을 당하였고, 오유충(吳惟忠)은 철환(鐵丸)에 맞아 모두 뒤떨어져 있으며, 머물러 있던 군마(軍馬)는 다른 장수에게 넘겨주고 보냈으며, 고책(高策)·양심(梁心) 두 유격(遊擊)은 3천의 군마를 거느리고 제독의 명령으로 지금 한창 성자(城子)를 보수하느라 하루도 한가한 틈이 없습니다. 심지어 성문(城門)도 모두 한창 개조하고 있으니 그들이 우리 나라를 염려하는 뜻이 지극합니다. 오유충은 철환을 가슴에 바로 맞아 병세가 위급한데 누워서 신을 보고 역시 공로가 큰데 수공(首功)에 기록하지 않았다고 마음속에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병세가 더욱 긴박해졌으며, 즉시 가인(家人)으로 하여금 쪽지에다 글을 써서 신에게 보였는데, 그 말에도 유감과 한스러워하는 뜻이 많았습니다. 신이 또 유격장 고책(高策)을 보고, 성중(城中)의 인민들을 도로 모으려고 하는데 명나라 군사를 처음보고 놀라고 소요하기를 그치지 않으니 방문(榜文)을 내어 깨우쳐 알도록 하기를 바란다고 하니, 즉시 5장(張)을 써서 사방에다 붙였습니다. 그리고 신이 성중 백성들의 거처와 관사(官舍)를 낱낱이 살펴보니 모두 불에 타버렸으며, 영숭전(永崇殿)은 옛터만 남아 있었고 대동문루(大同門樓)·연광정(練光亭)·진서각(鎭西閣)도 모두 화재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풍월루(風月樓)는 적에게 철거된 지 이미 오래였고, 대동관(大同館)·청화관(淸華館)·이아(二衙)·삼아(三衙)는 간혹 부서져 허물어진 곳이 있었는데, 보기에 처참하고 서글펐습니다. 그리고 기자묘(箕子墓)의 형태는 그대로였으나 단지 동편 한 곳은 새로 보수했는데, 사람들의 말이 ‘왜적들이 발굴하려고 두 자쯤 파다가 도로 중지하였는데, 제독이 가서 제사를 지낸다는 것을 듣고 서둘러 보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참장(參將) 이방춘(李芳春)도 왼쪽 목에 화전(火箭)을 맞아 독기(毒氣)가 쌓여 온 몸에 종기가 나서 머물며 병을 조양(調養)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이 명나라 장수 세 사람이 모두 우리 나라의 일로 이처럼 병을 얻었으니 애통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오유충이방춘 두 장수는 병세가 대단히 위중하여 오유충은 심지어 잣나무 관판(棺板)을 얻고 싶다는 말을 여러번 하였습니다. 대개 이 성을 공격하여 깨뜨릴 적에 낙상지·오유충 두 장수와 맞설 만한 공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신이 듣건대, 정주(定州)의 염원산(染源山)에 잣나무가 있으며 관판을 만들 만하다고 하니 빨리 베어 오도록 하여 회보(回報)하게 하는 것이 온당하겠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3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13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사법-치안(治安)

    ○左議政尹斗壽馳啓曰: "臣留平壤, 招集人民, 使之各還舊居, 而守城天兵, 各擇餘存房舍依接, 彼方爲主, 此還爲客, 物色相猜, 勢至於此, 極爲可慮。 當初駱尙志, 爲城石所傷, 吳惟忠爲鐵丸所中, 皆爲落後, 留在軍馬, 則傳授他將而送, 高策梁心兩遊擊, 領三千軍馬, 以提督之令, 時方修補城子, 日不暇給。 至於城門, 皆方改造, 其致念我邦之意至矣。 則鐵丸正中中心, 病勢危急, 臥而見臣, 亦爲功高, 不錄於首功, 心裏怏怏。 以此病勢尤緊, 卽令家人, 書小紙示臣, 其言亦多有憾恨之意。 臣又見高遊擊, 言城中人民, 欲爲還集, 而初見天兵, 驚擾不已, 願出榜文曉諭, 卽書告示五張, 貼于四面矣。 臣歷察城中民居官舍, 皆爲燒燼。 永崇殿, 只有舊基, 大同門樓、練光亭鎭西閣, 亦皆逢火。 風月樓爲賊撤去已久, 大同館淸華館二衙三衛, 間有破毁處, 所見慘惻。 箕子墓形依舊, 只東邊一處新修, 人言: ‘賊拙取二尺許而還止。 聞提督往祭, 急爲修補。’ 云。 參將李芳春, 亦於左項逢火箭, 毒氣蘊畜, 滿身瘡瘇, 留在養病矣。 今此天將三人, 皆以我國之事, 得病如此, 不勝慘痛。 兩將, 病勢深重, 則至於欲得栢子棺板, 屢發於言辭。 大槪二將, 攻破此城, 功無與伍。 臣聞, 定州 源山, 有栢子木, 亦可爲棺板, 速令斫取, 回報便當。"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3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13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사법-치안(治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