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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34권, 선조 26년 1월 6일 신유 2번째기사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용만관에서 원황을 영접하고 포를 옮길 소의 징발을 의논하다

이날 병부 주사(兵部主事) 원황(袁黃)이 압록강을 건넜다. 상이 용만관에 나아가 영접하고 또 유 원외랑을 맞이하였는데, 원황이 말하기를,

"명나라에서 귀국을 위하여 많은 군사를 내었는데 만약 안정(安定)에 도착하였다가 양식이 떨어져 퇴군(退軍)하게 되면 어떻게 합니까?"

하니, 상이 말하기를,

"각 참(站)에 모두 관리를 보내어 지급하게 하였으므로 부족하게 될 염려는 없을 듯합니다만 혹 군졸이 늦게 당도하여 미처 분급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지금 하교(下敎)를 들었으니 마땅히 다시 신칙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였다. 원황이 말하기를,

"소가 없어서 포거(炮車)가 아직 도중에 머물러 있으니 비록 대군(大軍)이 진격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니, 상이 말하기를,

"의당 다시 관리를 차출하여 운반하도록 독촉하겠습니다."

하였다. 유황상이 말하기를,

"지난번에 전하께서 ‘왜노들이 무도하여 명나라를 침범하려고 하므로 소방의 군신(君臣)이 의리에 의거하여 배척하고 거절하였다가 드디어 그들의 화를 돋우어 먼저 흉악한 침략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만약 왜노가 명나라를 침범하려 하였다면 절강(浙江)이나 영파부(寧波府) 등처로 침범할 수 있을 터인데 하필이면 귀국을 경유했겠습니까. 비록 요주(遼州)나 계주(薊州)에 침범하려고 하더라도 고령(高嶺)청석령(靑石嶺)의 험준함을 그들이 날아서 넘을 수 있겠습니까? 황상(皇上)께서 속국이 병화(兵禍)를 당하였음을 염려하시어 명나라 군사를 내어 구원하게 하시고, 또 유구(琉球)와 섬라(暹羅) 등의 나라에 명하여 왜노의 소굴을 소탕하도록 하였으니, 귀국에서는 다만 은혜에 감격함이 마땅할 뿐이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부당하니 신료(臣僚)들에게 경계시켜 그런 말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니, 상이 말하기를,

"지난날에 대인(大人)이 문의하였기에 과인이 감히 사실에 의거하여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제 존교(尊敎)를 받았으니 감히 명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하였다. 유 원외랑이 시(詩)를 지어 여러 신하들에게 화답하도록 요구하자, 상이 말하기를,

"지금은 창화(唱和)할 때가 아니니 화답하지 말게 하십시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4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596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외교-동남아(東南亞) / 군사-전쟁(戰爭)

    ○是日, 兵部主事袁黃渡江。 上出迎于龍灣館, 又邀劉員外袁黃曰: "天朝爲貴國發大兵, 若到 絶糧退軍則奈何?" 上曰: "各站皆遣官支候, 似無不足之憂。 恐或軍卒暮到, 不及分給也。 今聞下敎, 當更加申飭。" 袁黃曰: "炮車無牛, 尙滯途中, 大軍雖進, 將何爲乎?" 上曰: "當更差官督運。" 黃裳曰: "前日殿下謂: ‘倭奴不道, 要犯上國, 小邦君臣, 擧義斥絶, 遂觸其怒, 先被兇鋒。’ 云, 若倭奴要犯上國, 浙江寧波府等處, 亦可來犯, 何必由貴國乎? 雖欲犯, 高嶺靑石嶺之險, 其能飛越乎? 皇上念屬國被兵, 發天兵以救之, 且命琉球暹羅等國, 蕩覆倭奴巢穴, 貴國但當感恩而已, 不當爲此言, 戒飭臣僚, 不出此言, 可也。" 上曰: "前日大人有問, 寡人不敢不據實以對。 今承尊敎, 敢不唯命?" 劉員外作詩, 求和於諸臣。 上曰: "此非唱和之時, 使勿和答。"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4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596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외교-동남아(東南亞) / 군사-전쟁(戰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