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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27권, 선조 25년 6월 29일 정사 6번째기사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왜적의 기세가 강해지자 중국은 심유경을 파견하여 강화를 꾀하다

이때에 왜적의 기세가 날로 성해지자 명나라가 깊이 걱정하였다. 병부 상서(兵部尙書) 석성(石星)이 비밀히 심유경(沈惟敬)을 파견하였는데, 경영 첨주 유격(京營添住遊擊)이라고 가칭하고서 적정(賊情)을 탐지한다고 핑계하였다. 그러나 실지는 왜적의 군영으로 들어가 왜적과 상견하여 왜적을 꾀어 강화(講和)하려고 한 것이다. 유경이 그 추종(騶從)을 간편하게 하고서 빨리 달려 강을 건너왔는데 언어가 장황하였다. 이날 의주에서 유숙하니 직제학 오억령(吳億齡)을 보내어 문안하였다. 유경억령에게,

"내가 왜적의 내부로 들어가 의리로써 그들을 꾸짖기를 ‘조선은 예의지방(禮義之邦)으로서 본시 죄과가 없는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감히 명분도 없이 병사를 출동시켜 남의 나라를 침략하여 죄 없는 백성들을 살육하는가.’ 할 것이다. 왜적이 만약 듣지 않으면 또 ‘조선은 중국과 순치(脣齒)와 같은 나라이므로 너희들이 만약 철병하지 않으면 비단 산동(山東)의 병사들만 다 출동시킬 뿐 아니라 천하의 병사들을 다 징발하여 너희들을 남김없이 모두 섬멸하여 기어이 물리치겠다.’고 하겠다."

하였다. 그 사람은 모습은 보잘것없었으나 말은 잘하니 대체로 변사(辯士)였다. 그리고 평의지(平義智)·평수길(平秀吉)과도 서로 안다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508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軍事)

○時賊勢日熾, 天朝深憂之。 兵部尙書石星, 密遣沈惟敬, 假稱京營添住遊擊, 托以探賊。 實欲挺入賊營, 與賊相見, 賊講和。 惟敬簡其騶從, 疾馳渡江, 言語張皇。 是日館於義州, 遣直提學吳億齡問安。 惟敬億齡曰: "吾當親入倭中, 以義責之曰: ‘朝鮮禮義之邦, 本無罪過, 汝何敢無名出兵, 伐人之國, 殺戮無辜之生靈?’ 賊若不聽, 則又將曰: ‘朝鮮, 中國唇齒之國, 汝若不爲退兵, 非但盡出山東之兵, 將盡發天下之兵, 盡滅無遺類, 期於退兵。’ 云。" 其人貌寢而口如懸河, 蓋辨士也。 且言與平義智平秀吉相知云矣。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508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