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가 홀로 싸운 거제 군수 김준민의 일과 각 수영의 상황, 성주 사각의 상태를 보고하다
김수가 치계하였다.
"수영(水營)의 조라포(助羅浦)·지세포(知世浦)·율포(栗浦)·영등포(永登浦) 등 진이 이미 텅 비었는데 거제 현령(巨濟縣令) 김준민(金俊民)만이 홀로 외로운 성을 지켜 죽음으로써 기약하고 있습니다. 【준민이 계미년 북도(北道)의 싸움에 며칠 길을 걸어서 들어가 싸웠는데 용맹이 삼군(三軍)에서 으뜸이었다. 원균(元均)은 준민이 즉시 수군(水軍)으로 달려나오지 않는다 하여 준민을 간사하게 여겼으니 잘못이다. 】 원균은 수군(水軍) 대장으로서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내지(內地)로 피하고, 우후(虞候) 우응신(禹應辰)을 시켜 관고(官庫)를 불태우게 하여 2백 년동안 저축한 물건들이 하루아침에 없어져버리게 하였습니다. 조라포 만호 박붕(朴鵬)은 간 곳을 알 수 없고 초계 군수 이유검(李惟儉)과 의령 현감 오응창(吳應昌) 등은 패군장(敗軍將)으로서 이미 효시하였으므로 토적(土賊)들이 빈 틈을 타서 관곡(官穀)을 훔쳐가고 있습니다. 웅천 현감(熊川縣監) 허일(許鎰)은 적이 경내를 침범하기도 전에 먼저 스스로 도주하였으며, 성주 목사(星州牧使) 이덕렬(李德悅)은 왜적이 성주성에 웅거하고 있는데도 성주의 지경을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판관(判官) 고현(高晛)은 젊은 무부로서 홀로 먼저 도피하였으며, 개령 현감(開寧縣監) 이희급(李希伋), 선산 부사(善山府使) 정경달(丁景達), 상주 목사 김해(金澥), 판관 권길(權吉), 문경 현감 신길원(申吉元) 등은 모두 다 도망가 숨어 적이 가는지 머무는지를 일체 치보(馳報)하지 않았습니다.
좌도(左道) 여러 고을의 승패와 왜적들의 유무 및 감사(監司) 이성임(李聖任)이 부임하였는지의 여부 등을 전혀 알 수 없기에 신의 군관을 시켜 산길로 몰래 가서 염탐해 오도록 하였더니, 감사 및 신구(新舊)의 병사(兵使)·수사(水使)·방어사(防禦使)·조방장(助防將) 등의 간 곳을 알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수령이나 여러 장수들로서 도망가 숨은 자들에게 법을 시행할 수는 없으나 마땅히 은밀히 체포하여 율에 따라 죄를 정하겠습니다.
성주(星州) 사각(史閣)은 그런대로 남아있지만 땅구덩이 속에 이안(移安)한 사궤(史樻)를 다 꺼내어 불태워버렸으니 지극히 비통합니다. 방어사(防禦使) 성응길(成應吉)도 본도에서 한창 극성을 부리는 적을 버려두고 바로 죽령(竹嶺)으로 왔다가는 이내 간곳을 알 수 없어 급난(急難)을 구제하도록 위탁한 뜻이 전혀 없습니다. 대개 좌도의 동래·양산·밀양·청도·경산·대구·인동(仁同)에서부터 우도의 성산·상주까지 일로(一路)가 이미 적의 소굴이 되었으며, 영산(寧山)·창령·현풍(玄風)으로부터 우도의 성주·개령(開寧)·금산(金山)까지의 일로도 역시 왜적들의 소굴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져 약탈하니, 가업(家業)과 처자(妻子)를 잃은 도내의 세가(世家)·대족(大族)들이 격분하여 마음 아파하지 않는 이가 없어 시기를 틈타 진격하여 토벌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507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왜(倭) / 사법-탄핵(彈劾) / 사법-치안(治安) / 역사-편사(編史)
○金睟馳啓曰: "水營助羅浦、知世浦、栗浦、永登浦云鎭, 已爲空虛, 巨濟縣令金俊民, 獨守孤城, 以死爲期。 【俊民, 於癸未北道之戰, 數日程徒步入戰, 而勇冠三軍云。 元均則以俊民不趁赴於舟師, 以俊民爲奸誤矣。】 水使元均以舟師大將, 率諸將避于內地, 使其虞候禹應辰, 焚燒官庫, 二百年所儲之物, 一朝敗亡。 助羅浦萬戶朴鵬, 不知去處, 草溪郡守李惟儉、宜寧縣監吳應昌, 以敗軍將已爲梟示, 土賊乘虛, 偸取官穀。 熊川縣監許鎰, 賊未犯境, 先自逃走, 星州牧使李德悅, 賊據州城, 不離州境, 而判官高晛, 以年少武夫, 身先逃避, 開寧縣監李希伋、善山府使丁景達、尙州牧使金澥、判官權吉、聞慶縣監申吉元, 盡皆逃竄, 賊之去留, 一不馳報。 左道列邑成敗, 賊徒有無及監司李聖任到任與否, 了莫聞知, 使臣軍官, 由山路潛往探來, 則監司及新舊兵使、水使、防禦使、助防將等, 不知去處。 守令、諸將逃竄者, 無以置法, 從當密捕, 依律定罪。 星州史閣則猶存, 而地坑移安史樻, 盡出以焚, 極爲慘痛。 防禦使成應吉, 亦棄本道方熾之賊, 經到竹嶺, 厥後無去處, 殊無急難委寄之意。 大槪左道, 則自東萊、梁山、密陽、淸道、慶山、大丘、仁同, 右道則善山 尙州一路, 已爲賊藪, 自寧山、昌寧、玄風, 以至右道星州、開寧、金山一路, 亦爲賊藪, 四散怯掠, 道內世家大族, 失其家業, 喪其妻子者, 莫不振腕痛心, 以爲乘時進討之計矣。"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507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왜(倭) / 사법-탄핵(彈劾) / 사법-치안(治安) / 역사-편사(編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