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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7권, 선조 25년 6월 24일 임자 2번째기사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황제가 하사한 은 2만 냥이 도착하다

참장(參將) 곽몽징(郭夢徵)이 황제가 하사한 은 2만 냥을 가지고 오자, 상이 서문 밖으로 나가 영접하고 용만관(龍灣館)에 이르러 예를 행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황은(皇恩)이 망극합니다."

하니, 몽징이,

"황제께서 은이 속히 전달되지 못할까 염려하시어 나를 보냈습니다."

하고서, 이에 서로 읍(揖)하고 좌정하여 은 꾸러미를 내놓고 세어보도록 청하자, 상이 이르기를,

"황제의 하사품을 받음에 있어 어떻게 감히 세어보겠습니까. 사체(事體)에 손상될까 두렵습니다."

하니, 몽징이 말하기를,

"조정의 법도가 지극히 엄중하니 세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면서 굳이 세어보도록 하였다. 몽징이,

"만약 적병이 서쪽으로 향하면 우리 군사가 마땅히 진격하겠습니다. 우리 군사가 정돈된 것을 귀국도 이미 보았을 것입니다. 군량을 준비하여 기다리면 우리 군사가 진격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우리 나라가 지금 모양이 말이 아니니 오늘날의 일은 오직 명나라의 보호만을 생각할 뿐입니다."

하였다. 몽징이,

"강을 끼고서 명나라 병사들이 무수히 와서 주둔하고 있으니 만약 왜적의 소식을 들으면 진격함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알 수 없습니다마는 국왕께서는 장차 어느 곳으로 가시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여기에 온 것은 오로지 명나라 병사 때문입니다. 만약 하늘의 도움을 받아 명나라 병사가 흉적을 무찔러 섬멸한다면 내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일이 급박한 뒤에야 거취를 결정할 것이니 나 역시 어느 곳으로 가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예가 끝나 몽징이 작별하자 상이 따라 일어서서 유숙하기를 청하였으나 사양하니, 상이 이르기를,

"백성들이 다 죽게 생겼으니 속히 병사들을 출동시켜 주십시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503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軍事) / 왕실-행행(行幸)

    ○參將郭夢徵齎皇賜銀二萬兩來, 上出迎于西門外, 到龍灣館行禮。 上曰: "皇恩罔極。" 夢徵曰: "皇帝恐其不能速達, 送俺來也。" 於是, 相揖而就坐, 乃出銀鞘, 因請數之。 上曰: "受皇賜, 何敢數也? 恐傷事體。" 夢徵曰: "朝廷法度至嚴, 不可不數。" 强數之。 夢徵曰: "若賊兵西向, 則我軍當進擊。 我軍之整齊, 貴國亦已見之矣。 糧料備而待之, 則我軍當進擊。" 上曰: "弊邦不成模樣, 今日之事, 惟思上國之保護。" 夢徵曰: "夾江天兵無數來住, 若聞賊聲, 進擊不難。 但未知國王又將向何處?" 上曰: "來此, 專爲天兵。 若蒙天佑, 天兵勦滅兇賊, 予將何之? 事迫然後, 當決去留, 予亦未知定向何處。" 禮畢, 辭去, 因起立, 請留宿, 不許。 上曰: "生靈將盡, 請速發兵。"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503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軍事) / 왕실-행행(行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