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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7권, 선조 25년 6월 9일 정유 2번째기사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왜적이 강화를 요청하자 이덕형 등과 논의하다

이날 왜적이 대동강 동편에 말목을 박아 글을 매달아 놓고 돌아갔는데 그것을 가져다가 보니 적장(賊將) 평행장(平行長)·평조신(平調信)·평의지(平義智) 등이 강화(講和)를 요청하는 일이었으며, 또 이덕형과 선상(船上)에서 만나 무기를 버리고 대화하자고 하였다. 상이 덕형에게 배를 타고 강 중간에서 만나 그들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였다. 덕형이 한 척의 배를 타고 강 중간에 가서 적장 평조신·현소(玄蘇) 등을 만나서 더불어 술잔을 잡고 대화하였다. 적이 말하기를,

"일본이 귀국과 서로 전쟁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번 동래·상주(尙州)·용인 등지에서도 모두 서계(書契)를 보냈었으나 귀국에서는 답하지 않고 무기로써 대하기에 우리들이 결국 여기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원컨대 판서는 국왕(國王)을 모시고 이 지방을 피하여 우리가 요동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시오."

하자, 덕형이 대답하기를,

"귀국이 만약 중국만을 침범하려고 하였다면 어찌 절강(浙江)으로 가지 않고 이곳으로 왔습니까. 이것은 실로 우리 나라를 멸망시키려는 계책입니다. 명조는 바로 우리 나라에 있어서 부모와 같은 나라이니, 죽어도 요구를 들어 줄 수 없습니다."

하니, 적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강화할 수 없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3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497면
  • 【분류】
    외교-왜(倭) / 군사(軍事)

    ○是日, 賊植木於大同江東邊, 懸書而去, 取見, 則賊將平行長平調信平義智等, 請和事也, 且要李德馨於船上, 去兵器討話。 上令德馨乘船, 中江相見, 試聽所言。 德馨乃以單舸會于江中, 與賊將平調信玄蘇, 把酒相話。 賊曰: "日本非與貴國相戰。 頃於東萊尙州龍仁等地, 皆送書契, 貴國不答, 以兵相接, 吾等遂至此。 願判書奉國王避地, 開吾向遼之路。" 德馨答曰: "貴國, 若只欲犯中原之事, 則何不向浙江, 而向此乎? 是實欲滅吾國之計也。 天朝乃我國父母之邦, 死不聽從。" 賊曰: "然則不可和也。"


    • 【태백산사고본】 13책 27권 3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497면
    • 【분류】
      외교-왜(倭)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