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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23권, 선조 22년 12월 12일 을유 1번째기사 1589년 명 만력(萬曆) 17년

낙안 교생 선홍복의 집에서 정여립과 통한 문서가 나왔는데 정철 등이 꾸민 일이다

낙안(樂安)에 거주하는 교생(校生) 선홍복(宣弘福)의 집에서 문서(文書)를 수색해 냈는데, 역적 정여립과 상통(相通)한 흔적이 있었다. 그를 잡아들여 심문하여 승복을 받은 뒤 사형에 처하였다. 그의 초사에 이발·이길·백유양(白惟讓) 등이 관련되어 모두 장사(杖死)하였고 이급(李汲) 또한 장사하였다. 또 선홍복의 초사에, 이진길(李震吉)유덕수(柳德粹)의 집에서 참서(讖書)를 입수했다고 하자, 그를 잡아들여 국문하였으나 승복하지 않고 죽었다. 그때 정철(鄭澈) 등이 자기들과 친한 금부 도사(禁府都事)를 시켜 거짓으로 선홍복의 가서(家書)를 만들어 선홍복에게 은밀히 전하면서 ‘만약 이발·이길·백유양 등을 끌어 넣으면, 너는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 하고, 큰 버선을 만들어 통을 넓게 하여 밖으로 제치게 하고, 그 말을 버선 안쪽에 써 두었다가 그가 결박되는 때 거기에 쓰인 대로 잊지 않고 진술하게 하였다. 선홍복이 그 말을 믿고 낱낱이 그대로 진술하였는데, 자백이 끝난 뒤에 즉시 끌어내 사형에 처하려 하니, 선홍복이 크게 부르짖기를 ‘가서(家書)와 버선 안의 글에 이발·이길·백유양 등을 끌어 대면 살려 주겠다 하고 어찌 도리어 죽이려 하느냐?’ 하였으니, 정철 등이 사주하여 살육한 것이 이토록 심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23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67면
  • 【분류】
    변란-정변(政變) / 사법-행형(行刑)

○乙酉/樂安居校生宣弘福家, 搜出文書, 有與逆賊鄭汝立相通之跡。 拿問取服, 處死。 弘福招辭, 竝引李潑李洁白惟讓等, 竝死杖下, 李汲亦死杖下。 弘福招云: "李震吉得讖書於柳德粹處。" 拿鞫, 不服而死。 其時鄭澈等, 使其相切禁府都事, 詐爲弘福家書, 密傳於弘福曰: "若援引李潑李洁白惟讓等, 則汝必不死。" 又爲大襪, 闊其徑圍, 使自外垂, 而書其言於襪內, 使於結縛時, 目見其名, 而不忘言之。 弘福以其言爲信, 歷歷言之, 承服後, 卽曳出處死。 弘福大呼曰: "家書及襪內書, 言援引李潑李洁白惟讓等, 則必生云, 而何以殺我乎?" 其敎唆殺戮, 至於此極也。


  • 【태백산사고본】 12책 23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67면
  • 【분류】
    변란-정변(政變) / 사법-행형(行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