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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3권, 선조 22년 8월 23일 무술 1번째기사 1589년 명 만력(萬曆) 17년

정언 김신원이 급제 윤백원이 폭사한 사건을 놓고 다시 검시하여 대옥에서 판결할 일 등을 아리다

정언(正言) 김신원(金信元)이 아뢰기를,

"급제(及第) 윤백원(尹百源)이 폭사(暴死)한 뒤에 그 딸 윤씨는 독(毒)에 의해 죽었다 하여 사헌부에 소장을 올리고, 첩의 아들 윤덕경(尹德敬)은 죽을 먹고 중독되었다 하여 형조에 소장을 올렸는데, 두 사람의 말은 비록 다르나 독에 의해 치사되었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검시관(檢屍官)은 그 실인(實因)028) 을 십분 조사하여 현록(懸錄)029) 한 뒤에야 옥사(獄死)를 분별할 수 있는데, 당부(當部) 및 한성부(漢城府)의 관원들이 검시(檢屍)할 때 처음에 그 실인을 기재하지 않았다가 형조(刑曹)의 독촉을 받은 뒤에야 ‘비상 치사(非常致死)’라고 현록하였습니다. ‘비상’ 두 글자는 분명치 않은 말로서 《무원록(無冤錄)》에도 기재되지 않은 것이니, 인명(人命)에 관계되는 큰 옥사를 이것으로써 판결할 수는 없습니다. 사건에 임하여 분명하게 밝히지 아니한 죄를 징계하지 않을 수 없으니 초·복검관(初覆檢官)을 아울러 파직하고, 다시 검시하여 대옥(大獄)을 판결하게 하소서.

또 종계(宗系)의 억울한 피무(被誣)가 이제야 신설(伸雪)되었으니, 이는 한 나라의 막대한 경사입니다. 상께서 특명을 내려 전후(前後)의 문서를 찾아내 책자로 만들어 만세에 전시(傳示)하려 하신 것은 더할 수 없는 성사(盛事)입니다. 승문원이 이미 그 일을 전담하였으니 의당 십분 정밀히 조사하고 널리 의논하여 중대한 것을 먼저하고 경(輕)한 것을 뒤에 하며, 요점을 뽑고 잡다한 것을 삭제하여 털끝만큼의 미진함도 없도록 해야 옳은데, 제조(提調) 등이 이를 심상하게 여겨 직접 고교(考校)하지 않고 하찮은 학관(學官)의 손에 맡겨 마음대로 찬출(撰出)하게 함으로써 차례가 없이 황잡(荒雜)합니다. 제조들이 거의 한 차례 살펴보지도 않고 지레 정서(正書)하여 바치려 하기 때문에 여론이 해괴하게 여기니, 제조와 부제조 등을 아울러 추고(推考)하고, 전후의 문서를 다시 조사하여 자세히 의논하고 감정(勘定)하여 그 일을 신중히 하게 하소서."

하고, 또 먼저 아뢰었던 여악(女樂)에 대해 아뢰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다만 여악은 아직 이전의 규례대로 시행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23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461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예술-음악(音樂) / 사법-재판(裁判) / 사법-탄핵(彈劾) / 의약-의학(醫學) / 왕실-종친(宗親) / 출판-서책(書冊) / 외교-명(明) / 외교-왜(倭)

  • [註 028]
    실인(實因) : 살해당한 일의 사인(死因).
  • [註 029]
    현록(懸錄) : 장부에 기록함.

○戊戌/正言金信元啓曰: "及第尹百源暴死之後, 其女尹氏則以毒致死, 呈狀于憲府, 其妾子尹德敬, 則以喫粥遇毒, 呈狀于刑曹。 兩言雖異, 其爲毒則一也。 爲檢屍官者, 所當十分詳檢, 實因懸錄, 然後獄事可辨, 而當部及漢城府官員檢屍之時, 初則不書實因, 及刑曹催督, 然後以: ‘非常致死。’ 懸錄。 非常二字, 在於疑似之間, 旣非《無冤錄》所載, 人命大獄, 亦不可以此斷決。 其臨事依違之罪, 不可不懲, 請初、覆檢官竝命罷職, 更爲檢屍, 以斷大獄。 宗系被誣之冤, 昭雪於當代, 此乃一國莫大之慶。 自上特命搜出前後文書, 纂定成書, 將欲傳示萬世, 甚盛擧也。 承文院, 旣已專掌其事, 則所當十分精審, 廣議證定, 先重後輕, 撮要刪冗, 俾無一毫之未盡可也, 而提調等視爲尋常, 不自考校, 付諸一學官之手, 任其撰出, 荒雜無倫。 諸提調亦多有一不經眼, 而徑先正書, 至欲投進, 物情莫不駭怪, 提調ㆍ副提調等, 竝命推考, 更令査考前後文書, 詳議勘定, 以重其事。" 前啓女樂事, 答曰: "依啓。 女樂, 姑仍其舊。"


  • 【태백산사고본】 12책 23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461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예술-음악(音樂) / 사법-재판(裁判) / 사법-탄핵(彈劾) / 의약-의학(醫學) / 왕실-종친(宗親) / 출판-서책(書冊) / 외교-명(明)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