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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20권, 선조 19년 10월 27일 무자 1번째기사 1586년 명 만력(萬曆) 14년

의금부가 차천로가 여계선의 시권을 지어준 일을 입계하니 도 삼년에 정배하라고 명하다

의금부(義禁府)가 차천로여계선의 시권(試券)을 대신 지어준 사실의 원정(元情)을 입계하니, 전교하였다.

"인주(人主)가 공경한 마음으로 선성(先聖)을 배알하면 사방의 선비들이 바람같이 달려오고 구름처럼 모여든다. 이때 친시(親試)를 보여 등용하는 것은 바로 훌륭한 인물을 얻어 치도(治道)를 보좌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구제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대정(大庭)에서 창방(唱榜)하고 뭇 관료가 다 하례하는데 미쳐서 장원(壯元)이 된 자가 바로 남곽 처사(南郭處士)나 도척(盜蹠)같은 형편없는 사람이었다. 말하자니 말이 욕되다. 인주의 부끄러움이야 애석할 것이 없고 진신(搢紳)들의 부끄러움도 애석할 것이 없지마는 이는 바로 유림들이 천만 년 동안 씻을 수 없는 수치이다. 보잘것없는 저 여우나 쥐같은 것을 필히 용서치 말고 많은 선비들에게 널리 알려 만세의 경계로 삼아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무릇 문사(文詞)는 뜻을 엮는 말기(末技)인지라, 미사 여구로 글을 다듬는 일은 장부(壯夫)가 부끄럽게 여긴다. 그런데 감히 쇠똥구리의 흙덩이를 가지고 수후(隋侯)의 구슬이라 생각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대신 글을 지어주고 그릇되이 상종을 하였으니, 이는 아마 평소 전부터 대신 글을 지어주던 솜씨일 것이다. 그 정상이 이미 노출되어 다시 감출 수 없는데도 거짓말을 교묘하게 꾸며 기만하여 상소하였으니, 임금을 안중에 두지 않은 마음이 현저하다. 정유(情由)와 공초(供招)에 의해 자리에 동석했던 유생(儒生)의 이름과 은밀히 출입한 사람이 주고받으며 서로 응한 절차 및 전후에 걸쳐 범한 죄상을 형추(刑推)하여 낱낱이 궁문(窮問)하라. 또 그의 상소에 ‘세상 사람들은 다른 이가 과거에 오르는 것을 시기하는 일이 자주 있고 누구누구는 전후로 상종하고 있다.’고 하였으니, 사실대로 바르게 아뢸 것도 아울러 궁문하라. 광흥 봉사(廣興奉事) 한회(韓懷)천로와 같이 이를 모의했으니, 형신(刑訊)하여 밝히고, 모두 도 삼년(徒三年)에 정배(定配)하라."


  • 【태백산사고본】 10책 2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29면
  • 【분류】
    사법-행형(行刑) / 인사-선발(選拔)

○戊子/義禁府, 車天輅代述呂繼先試券的實事, 元情入啓, 傳曰: "人主祗謁先聖, 四方之士, 風走而雲集。 於是親試而登庸之, 正欲得其賢俊, 黼黻治道, 康濟斯民也。 及其放名, 大庭群僚畢賀, 則膺是選居狀頭者, 乃竿吹蹠行之人。 所可道也, 言之辱也, 人主之羞不足惜, 縉紳之羞不足惜, 乃儒林千萬世不可洗之恥也。 幺麿狐鼠之物, 必誅不赦, 榜示多士, 爲萬世戒。 不但已也。 夫文詞, 組織之末技, 蟲雕蟬噪, 壯夫且恥爲之。 而敢挾(螗)〔蜣〕 蜋之丸, 自擬隋侯之珠, 爲人代述, (鎖)〔鑽〕 穴相從, 是蓋自前素所代述之手也。 情狀已露, 不可更隱, 巧飾詭辭, 欺罔陳疏, 顯有無君之心。 右情由及所供, 同坐席幕中一儒生之名, 與夫潛出入之人, 授受相應之節, 前後所犯之罪, 刑推一一窮問。 且其上疏內: ‘人世之人倩人登第者, 比比有之, 某也某也前後相從。’ 云云從實直告事, 竝窮問。 廣興奉事韓懷, 亦以與天輅同謀, 刑訊發明, 皆徒三年定配。"


  • 【태백산사고본】 10책 2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29면
  • 【분류】
    사법-행형(行刑) / 인사-선발(選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