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 2권, 선조 1년 6월 9일 정해 2번째기사
1568년 명 융경(隆慶) 2년
헌납 최옹과 유희춘이 김천일을 강력히 추천하다
헌납 최옹이 아뢰기를,
"호남에 묻혀 있는 선비 김천일(金千鎰)은 학식과 품행이 매우 탁월한데도 관직에 서용되는 반열에 오르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흠사(欠事)입니다."
하자, 유희춘이 앞으로 나와 이르기를,
"김천일이 뜻을 독실히 갖고 마음 공부를 한다는 것을 신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나이가 겨우 32세로서 한창 학문을 해야 할 때이고 또한 질병이 많아 헛된 명성으로 벼슬길에 나오기를 원치 않는 것이 마치 칠조개(漆彫開)의 마음가짐026) 과 같습니다. 우선 그대로 두고 배양시켜 대성(大成)하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고 급작스레 소소한 관직에 써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195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 [註 026]칠조개(漆彫開)의 마음가짐 : 자신의 공부가 미진함을 알고 벼슬을 원치 않는 것.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에 "공자가 칠조개에게 벼슬을 하라고 하니, 칠조개가 ‘저는 감히 제가 벼슬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자, 공자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