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감사가 유일을 천거하라는 전교에 따라 김천일·나사침을 아뢰다
전라 감사의 서장(書狀)에,
"유일(遺逸)의 선비를 천거하라는 유지(有旨)에 따라 각 고을을 조사하니, 나주 목사(羅州牧使) 한복(韓輹)의 첩정에 ‘생원(生員) 나사침(羅士忱)이 어미 신병이 여러달 낫지 않고 치료할 방도가 없어 고민하다가 손가락을 끊어 물에 타 드렸더니 어미 병이 곧 나았는데 이미 중종조에서 그 사실을 듣고 정표(旌表)하였다. 사람됨이 성품은 진실하고 순후하며 학문과 행실을 모두 갖추어 부모 형제 사이에 그르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일처리나 사물(事物)을 대할 때엔 믿음과 의리를 아울러 행하였고, 부모상에는 오로지 예법을 따랐으며, 전상(前喪)이나 후상에 모두 시묘살이를 하였는데 한번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추모하는 일을 반드시 삼갔다.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였으며 일찍부터 과거 공부를 폐하여 출세를 구하지 않으니, 온 고을 사람들이 그의 행실에 감복하였다. 김천일(金千鎰)은 기질이 온화하고 순수하며 학문에도 힘썼다. 일찍 부모를 여의어 외조모에게서 자랐는데 슬하를 떠나지 않고 친어미 섬기듯 하였으며 돌아간 다음에는 심상(心喪) 3년을 치루면서 죽으로 연명하기까지 하였으므로 듣는 사람마다 공경하고 심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하였습니다."
하였는데, 전교하기를,
"나사침 등의 행실이 매우 가상하니 포장(褒奬)할 것을 해조로 하여금 대신과 의논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193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 윤리(倫理)
○己未/全羅監司書狀:
因遺逸之士薦擧有旨, 訪問各官, 則羅州牧使韓輹牒呈內, 生員羅士忱, 母病數月不瘳, 悶無醫術, 自斷手指, 和藥以進, 母病卽愈。 已在中廟朝, 事聞旌表, 爲人性稟眞醇, 學行俱備, 其於父母昆弟之間, 人無異言; 處事接物之際, 信義竝行。 父母之喪, 一遵禮制, 前後廬墓, 一不到家。 追慕誠篤, 祀事必謹, 賙窮恤乏, 早廢擧業, 不求聞達, 一鄕之人咸服其行。 金千鎰, 氣質溫粹, 力行學問, 早喪父母, 鞠於外祖母, 不離膝下, 如事親母, 心喪三年, 至於啜粥, 聞者莫不敬服。
云云。 傳曰: "羅士忱等行實, 至爲可嘉。 褒奬事, 今該曹議于大臣。"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193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 윤리(倫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