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등이 중전에게 후사에 관하여 아뢰다
대신 등 【영평 부원군 윤개, 영의정 이준경, 좌의정 심통원, 우의정 이명, 좌찬성 홍섬, 좌참찬 송기수, 병조 판서 권철, 이조 판서 오겸, 예조 판서 박영준, 형조 판서 박충원, 공조 판서 채세영, 대사헌 이탁, 부제학 김귀영, 대사간 박순.】 이 명정문(明政門) 외정(外庭)에 모여서 언서로 중전에게 아뢰기를,
"신들이 지금 의관에게 들어서 상의 환후가 점차 회복되신다는 것을 알았으니 온 나라 신민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습니다. 어제 아뢴 시약하는 사람은, 신들의 처음 생각에는 보살펴 보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겼는데, 하교에 ‘천지가 망극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시기에 신들도 감히 다시 간청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내전께서 이미 손수 이름을 적어 내리셨으니 이후에 다시 고칠 수는 없습니다. 내전께서 이 마음을 굳게 정하시고 상의 기운이 회복되시기를 기다려 조용히 종사(宗社)의 대계를 상께 계품하여 성지(聖旨)를 내릴 수 있게 되기를 신들은 간절히 바랍니다."
하니, 답하기를, 【언문으로 써서 내렸다.】
"지난번 옥체가 미령하시고 대중의 마음도 몹시 의심하고 불안스러워하여, 망극한 중에 사체를 헤아리지 못하고 종사만을 위하여 감히 독단하여 잠시 말끝을 꺼냈으므로 마음에 몹시 미안하다. 지금 경들이 ‘상의 기력이 회복되신 뒤에 조용히 계품하여 성지를 내리시게 하라.’고 아뢰니, 이는 매우 지당한 생각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31권 82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1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비빈(妃嬪) / 왕실-종친(宗親)
○大臣等 【鈴平府院君 尹漑、領議政李浚慶、左議政沈通源、右議政李蓂、左贊成洪暹、左參贊宋麒壽、兵曹判書權轍、吏曹判書吳謙、禮曹判書朴永俊、刑曹判書朴忠元、工曹判書蔡世英、大司憲李鐸、副提學金貴榮、大司諫朴淳。】 會于明政門外庭。 以諺書啓于中殿曰: "臣等今因醫官伏審, 聖候漸向蘇復, 一國臣民之心少降矣。 昨日所啓侍藥之人, 臣等初意以爲, 不可不看審保護, 而及覩下敎, 以爲天地罔極, 不知所措, 臣等亦不敢再請。 但自內旣以手筆書名以下, 此後不可更改。 自內牢定此心, 以俟上候平復, 從容以宗社大計, 啓稟于上, 得下聖旨之事, 臣等切望。" 答曰: 【以諺文書下。】
頃者上體未寧, 群情亦甚危疑。 罔極之中, 不揆事體, 只爲宗社, 敢自獨斷, 暫出言端, 心甚未安。 今卿等啓曰: ‘上候平復之後, 從容啓稟, 使聖旨下降。’ 云。 此意至當。
- 【태백산사고본】 19책 31권 82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41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비빈(妃嬪) / 왕실-종친(宗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