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 대왕 대비의 시호·전호·능호를 정하다
대행 대왕 대비의 시호를 문정(文定)이라 하고, 전호(殿號)를 문덕(文德)이라 하고, 능호(陵號)를 신정릉(新靖陵)이라 하였다.【이에 앞서 부제학 김귀영(金貴榮)으로 하여금 행장(行狀)을 짓게 하였는데, 이날 윤원형(尹元衡)이 그 행장을 펴보고는 발끈 기를 돋구어 대제학 홍섬(洪暹) 및 김귀영에게 ‘이 행장이 대비(大妃)의 을사 정난(乙巳靖難)056) 에 대한 일을 서술함에 있어 말뜻이 모두 상세하지 않고 간략한 흔적이 있으니, 이는 무슨 의도인가? 제공(諸公)들이 을사년의 일을 의심하는 것이다.’ 하였다. 두 사람이 모두 실색(失色)하여 다만 머리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으니 그의 포독(暴毒)함이 대체로 이와 같았다. 논평하는 사람은 ‘윤원형이 이때 이미 그 우익(羽翼)을 잃어 버리었는데도 그 독사 같은 성질이 아직도 스스로 죽지 않았다. 만일 진복창(陳復昌)·이무강(李無疆)의 무리가 아직도 조정에 있었다면 반드시 모함하는 계책을 내었을 것이니, 어찌 한심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31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13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종사(宗社)
- [註 056]을사 정난(乙巳靖難) : 명종 원년(1545)에 문정 왕후가 수렴 청정(垂簾聽政)할 때 윤원형 등 소윤(小尹) 일파가 인종(仁宗)의 외삼촌인 윤임(尹任) 및 그 일당인 유관(柳灌)·유인숙(柳仁淑) 등을 죽이고 많은 명사를 몰아낸 일. 을사 사화. 이기(李芑) 등에게 위사 공신(衛社功臣)을 책록(策錄)하였다가 선조 초에 삭제하였다.
○大行大主大妃諡號曰文定。 【慈惠愛民曰文, 安民大慮曰定。】 殿號曰文德。 陵號曰新靖陵。 【先是, 已令副提學金貴榮製行狀。 是日元衡披其行狀, 勃然厲氣, 謂大提學洪暹及貴榮曰: "此行狀中, 敍大妃乙巳靖難事, 語意俱不詳懇, 有簡略之迹, 是何意歟? 諸公其以乙巳之事爲疑乎? 二人俱失色, 只垂目而已。 其爲暴毒, 類如此。 議者謂: ‘元衡是時已失其羽翼, 而其蛇虺之性, 猶不自沮。’ 若使陳復昌、李無疆輩, 尙在于朝, 則必起擠陷之計, 豈不寒心。】
- 【태백산사고본】 19책 31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21책 13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종사(宗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