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부에서 예빈시 정 김경원과 홍문관 박사 김명원의 파직을 청하다
헌부가 아뢰기를,
"예빈시 정 김경원(金慶元) 【오직 협도(俠道)로 자임(自任)하여 사류에 용납되지 않았으나 젊은 나이에 과거에 올라 재예는 일컬을 만하였다. 드디어 강극성과 의중을 서로 토로하고는 권문에 분주히 돌아다녀 그의 도움을 받았다.】 과 홍문관 박사 김명원(金命元)은 자기 행동에 검속함이 없고 벗을 취하는 데도 단정하지 못하며, 청반(淸班)에 높이 발탁되었는데도 근신할 줄 모르고 술자리를 따라 다니면서 천한 짓이라는 것도 잊곤 하였습니다. 근자에 최예수(崔禮秀)의 집에서 죄인 창녀 옥복(玉福)과 술을 취하도록 마시면서도 그 잘못을 깨닫지 못했으니 어찌 도리를 아는 선비로서 차마할 수 있는 짓입니까. 물의에 비웃음을 당하고 ‘저것들[彼哉]’이라는 기롱을 면치 못했으니, 그를 파직하소서."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김경원 등의 일은 그의 죄가 아니라 바로 윤백원이 경원과 오랜 혐의가 있었기 때문에 거짓으로 말을 만들어서 기필코 죄에 빠뜨리려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경원 등이 이 환란을 부른 것은 평소 근신하지 않는 데서 연유된 것이었다. 만약 경원 등이 평일에 근신하여 사람들이 자기를 의심하지 않게 하였다면 비록 백원과 같이 교활한 자라 할지라도 어찌 감히 이런 무함을 가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믿도록 하였겠는가. 나무는 반드시 먼저 썩은 후에 벌레가 먹고 사람은 반드시 의심을 산 연후에 참소가 행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백원은 떳떳한 술책으로 속일 수 있었으나 경원 등은 그 책임을 사피할 수 없었다. 더구나 백원이 경원에게 혐의가 있다고 하는 것도 한 창기(娼妓)를 다툰 것이니 경원에게 있어 여색은 환란의 장본인인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29권 44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655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역사-사학(史學)
○戊戌/憲府啓曰: "禮賓寺正金慶元、 【惟以俠道自任, 不容於士類, 早捷巍科, 才藝可稱。 遂與姜克誠, 意氣相傾, 奔走權門, 被其吹噓。】 弘文館博士金命元, 行己無檢, 取友不端, 顯擢淸班, 而不知其謹愼, 追隨盃酒, 而或忘其賤惡。 頃者崔禮秀之家, 與罪人娼女玉福酣飮, 而不覺其非, 此豈識理之士所可忍爲乎? 見嗤物議, 未免有彼哉之譏, 請罷其職。" 答曰: "如啓。"
【史臣曰: "慶元等之事, 非其罪也, 乃尹百源與慶元有宿嫌, 故誣爲之辭, 以售其必陷也。 雖然, 慶元等致此之患, 實由於平日不謹之故也。 若使慶元等, 謹愼於平日, 而人不疑我, 則雖以百源之狡譎, 安敢加之以此而使人信之哉? 木必先朽然後蟲蝕之, 人必先疑然後譖行之。 是故百源得成其可欺以方之術, 而慶元等, 無以辭其責矣。 而況所謂百源之有嫌於慶元者, 亦以爭一娼妓也, 則慶元之於色, 亂之本也。"】
- 【태백산사고본】 18책 29권 44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655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역사-사학(史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