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명종실록 27권, 명종 16년 4월 8일 정유 1번째기사 1561년 명 가정(嘉靖) 40년

밤에 돈례문과 어둑에 벼락이 치다

밤에 돈례문(敦禮門) 【선정전(宣政殿)의 어문(御門)이다.】 및 어둑(御纛)에 벼락이 쳤다.【내일 상참(常參)017) 이 있어 어문(御門)에 내다 세워 놓았는데, 문선(門扇)과 둑간(纛竿)이 벼락에 맞아 부러졌다.】

사신은 논한다. 신은 듣건대 상서가 많으면 나라가 편안하고 재앙이 많으면 나라가 위태롭다고 한다. 요사이 천문(天文)이 경고를 보이고 지도(地道)가 괴이를 보여 일관(日官)이 재변을 아뢰고 사방(四方)에서 재앙을 보고하여 오는 것이 자못 빈날이 없었다. 더구나 지금 벼락의 재변이 정전(正殿) 안까지 임박하였으니, 이는 실로 절박한 재앙이다. 어문(御門)은 임금이 출입하는 곳이고 기둑(旗纛)은 임금을 호위하는 의장(儀仗)인데 하룻밤에 아울러 벼락을 맞았으니, 하늘의 견책은 반드시 그만한 까닭이 있는 것이다. 어찌 감응이 없을 수 있겠는가. 아, 재변의 발생이 꼭 아무 일 때문이라고 지적할 수는 없으나 아래로 인사(人事)를 살피고 위로 천의(天意)를 살펴본다면, 이러한 재앙의 발생은 이상할 것이 없다. 대저 재앙의 발생은 비록 없는 때가 없었으나 이번처럼 참혹한 적은 없었다. 인사에 비유 한다면 바로 아버지가 자식의 잘못을 경계하는데 눈치로 보여도 듣지 않고 위엄으로 움직여도 고치지 않으면 큰소리로 꾸짖는 것과 같다. 옛사람이 ‘나에 대해 노하는 하늘은 오히려 만회할 수 있지만 나를 잊어 버린 하늘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하였는데, 이를 살피지 않으면 본디 우리를 통하여 보고 듣는 하늘이 아주 나를 잊어 버리고 말 것이니, 어찌 지극히 두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옛날 한(漢)나라 신하 매복(梅福)이 일찍이 재해(災害)로 인하여 성제(成帝)에게 ‘그 모양이 보이지 않으면 그림자를 살피소서.’ 하였는데, 대저 천하에 그림자가 있고서 모양이 없는 것은 없는 법이다. 지금 국가가 위망(危亡)스럽다는 그림자가 이미 환히 드러났는데, 다만 위망의 형체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신은 삼가 국가를 위하여 깊이 통탄하는 바이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27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582면
  • 【분류】
    과학-천기(天氣) / 역사-사학(史學) / 역사-고사(故事)

  • [註 017]
    상참(常參) : 의정(議政)을 비롯한 중신(重臣)과 시종신(侍從臣)이 매일 편전(便殿)에서 임금에게 국무(國務)를 아뢰는 일.

○丁酉/夜, 雷震敦禮門 【宣政殿御門也。】 及御纛。 【以明日有常參, 故出立於御門, 門扇剝破, 纛竿亦折。】

【史臣曰: "臣聞祥多者其國安, 異衆者其國危。 近者天文垂警, 地道示怪, 日官秦變, 四方告災, 殆無虛日, 而況今雷震之變, 迫於正殿之內, 此實剝床之災也。 御門, 人君出入之所由也, 旗纛, 人君法衛之儀物也, 而一夜竝震, 天之降譴, 必有所召。 亦豈無其應者哉? 噫! 變異之來, 雖不可指爲某事之應, 下察人事, 上觀天意, 其爲致孽, 無足怪者矣。 夫災孽之作, 雖無世無之, 未有如今日慘酷者矣。 譬之人事, 正如人父督過於子, 色以示之, 旣不聽, 威以惕之, 又不悛, 則聲以訶矣。 古人有言曰: ‘怒予之天, 尙可爲也, 忘予之天, 不可爲也。’ 此而不省, 視聽自我之天, 將必終至於忘而棄之, 豈不大可畏哉? 昔梅福, 嘗因災異, 言於成帝曰: ‘不見其形, 願察其影。’ 蓋天下未有有其影而無其形者。 今國家危亡之影, 固已章章著矣, 第未知危亡之形, 果何在乎? 臣竊爲國家深痛也。"】


  • 【태백산사고본】 17책 27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582면
  • 【분류】
    과학-천기(天氣) / 역사-사학(史學)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