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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 25권, 명종 14년 4월 21일 임술 2번째기사 1559년 명 가정(嘉靖) 38년

삼공이 도적을 쫓다 죽은 개성부 포도관 이억근을 포상할 것을 청하다

삼공이 검상(檢詳)을 시켜 아뢰기를,

"개성부의 포도관(捕盜官) 이억근(李億根)은 평상시 도적을 추적하여 체포하는 일에 힘을 다하였기에, 도적들의 미워하는 바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임꺽정을 추적하여 체포할 즈음에 뭇도적의 노리는 바가 되어 죽음을 당하였는데, 극히 참혹하여 몹시 가련합니다. 이도 국사(國事)에 죽은 사람이므로, 은혜를 내리는 특전을 시행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아랫사람으로서 그 난에 함께 죽은 사람도 본부(本府)를 시켜 아울러 방문하게 하여 함께 특전을 시행해야 됩니다. 또 황해도 각 지방의 이민(吏民)으로서, 도적을 고하여 체포하게 한 자도 도적들의 복수로 죽임을 당하였으니 모두 지극히 참혹합니다. 본도의 감사를 시켜 낱낱이 찾아내어 따로 표창하소서.

또 듣건대, 한 백성이 적당(賊黨)을 고발한 일이 있었는데, 하루는 들에 나가 나무를 하다가 도적들에게 붙잡히어 적들이 살해하려 하였습니다. 그 아들이 산 위에 있다가 바라보고는 달려와서 적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을 고발한 것은 나이고 아버지가 아니니, 아버지를 대신하여 죽기를 바란다.’ 하였습니다. 적들이 곧 그 아비를 놓아주고 그 아들을 결박하여 촌가(村家)에 도착하여 밥을 짓게 하고는 둥그렇게 둘러앉아 배를 갈라 죽이고 갔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나라를 위하여 적을 고발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아비를 위하여 대신 죽고 아비는 면하게 하였으니, 그의 충성과 효도가 지극히 아름답습니다. 본도 감사에게 아울러 찾아내어 치계하도록 하여 포상하소서."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도적이 몹시 성함을 보고는 두려워하지 않고 관가에 나와 고발하였고, 아비가 장차 죽는 것을 보고는 급히 달려와서 구원하고 죽음을 대신하였으니 ‘삶을 버려 의(義)를 취하고, 몸을 죽여 인(仁)을 이룬’ 자라 하겠다. 아, 이는 시골의 한 어리석은 백성이다. 어찌 일찍이 배운 바가 있어서 그렇게 하였겠는가! 타고난 천성(天性)은 사람마다 똑같은 바로서 언제든지 없어지지 않음을 보겠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25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511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치안(治安) / 윤리(倫理) / 구휼(救恤) / 역사-사학(史學)

○三公令檢詳啓曰: "開城府捕盜官李億根, 常時盡力跟捕爲賊輩所憎, 及其跟捕巨叱正之際, 爲群賊所伺, 被其戕殺, 極其慘酷, 至爲可矜。 此亦死於國事之人, 恩恤之典, 不可不施。 其副貳之人, 亦有同死其難者。 竝令本府訪問, 同施恤典。 且黃海道各官吏民告捕盜賊者, 亦爲賊輩讎殺, 俱極慘酷。 請令本道監司, 一一訪出, 別施褒恤。 且聞有一民進告賊黨, 而一日適野樵採, 爲賊輩所獲, 將欲加害, 而其子在山上望見之, 走來語賊曰: ‘告爾輩, 乃我也, 非父也。 請代父死。’ 賊輩卽釋其父, 結縛其子, 到村家, 令炊飯, 環坐而殺之, 刳腹而去云。 此人非但爲國告賊, 又爲其父, 代死而免之, 其忠孝極爲可嘉。 竝令本道監司, 訪出, 馳啓褒賞。" 答曰: "如啓。"

【史臣曰: "見盜賊之熾盛, 則不畏報復, 進告于官, 見其父之將死, 則奔走救之, 以代其死, 可謂舍生而取義, 殺身而成仁者矣。 噫! 此村野間一愚民, 豈其嘗有所學而然哉? 亦見秉彝之天, 人所同得而未嘗泯滅也。"】


  • 【태백산사고본】 16책 25권 31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511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치안(治安) / 윤리(倫理) / 구휼(救恤)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