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이 나타난 일로 정전을 피하고 음식을 줄이라고 전교하다
전교하기를,
"혜성이 나타났다니 내 마음이 미안하다. 삼공을 명소(命召)하라."
하니, 영의정 상진 등이 빈청(賓廳)으로 나아갔다. 전교하기를,
"지난밤에 혜성과 같은 별이 있었지만 무슨 별로 단정해야 할지 몰랐었는데, 오늘밤에 관찰(觀察)해 보니 혜성이 분명했다. 해마다 이처럼 성변(星變)이 있으므로 조심스럽고 두려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 피전 감선(避殿減膳)하여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뜻을 간직해야겠다. 그러니 상하(上下)가 모두들 수성(修省)하여 하늘의 꾸지람에 응답하라."
하니, 상진 등이 아뢰기를,
"성상께서 재변을 만나자 두려워하시어 피전 감선하시겠다는 분부를 아래에서 계청(啓請)할 것도 없이 하셨으니 성상의 성의가 지극합니다. 이제 하늘을 감동시켜 재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저 재변이 생기는 것은 정승이 적임자가 아니기 때문인 것입니다. 신들은 모두 무상(無狀)한 자들로서 직책을 이행하지 못함이 심했으니 직에 있기 미안합니다."
하였는데, 답하기를,
"하늘과 사람은 하나의 이치이니 현미(顯微)의 사이가 없는 것이다. 내가 보잘것없는 몸으로 과람하게도 왕업(王業)을 이어받아 잘못된 정치가 많아서 재변이 잇따르게 된 것이다. 경들이야 어찌 직책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 있겠는가? 미안하게 여기지 말고 과인의 몸을 힘써 보필(輔弼)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24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478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왕실-행행(行幸) / 왕실-국왕(國王)
○壬申/傳曰: "有彗星云, 予心未安。 命召三公。" 領議政尙震等詣賓廳。 傳曰: "去夜, 有星如彗星, 而未知定爲某星, 今夜候察, 則彗星的實。 年年有如此星變, 兢惶罔措。 欲避殿、 減膳, 以存警懼之意。 上下交修, 以答天譴。" 震等啓曰: "自上遇災而懼, 避殿、減膳之敎, 不待在下之啓請, 聖誠至矣。 可以感天弭災矣。 大抵災變之出, 由於輔相之非人。 臣等俱以無狀, 失職甚矣, 在職未安。" 答曰: "天人一理, 顯微無間。 予以眇末, 叨承丕緖, 多有闕政, 以致災變之連緜。 卿等有何失職乎? 勿爲未安, 輔勉寡躬。"
- 【태백산사고본】 15책 24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47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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