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영이 임호신을 선영에 장사지낼 수 있도록 아뢰다
상이 조강에 나아갔다. 집의 김귀영(金貴榮)이 아뢰었다.
"임호신의 처 최씨가 상언하여 호신을 그 선영(先塋) 곁에 장사지낼 수 있게 해줄 것을 청하였는데, 사찰의 금표 안에 있다고 하여 그 안에 장사지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옛사람 가운데 국가에 죄를 짓거나 조상에게 죄를 지으면 그 조상의 분묘 곁에 매장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혹 있기도 했지만, 이제 호신은 그 조상 때부터 벼슬하여 재상이 되었고 4∼5대에 걸쳐 다 이 곳에 매장되었으며, 호신도 역시 여러 조정에 계속 벼슬하여 현능한 것으로 탁용되어 지위가 2품에 이르렀는데, 하루 아침에 죽자 족장(族葬)하던 곳에 장사지낼 수 없게 되었으니, 죽은 자가 만약 앎이 있다면 어두운 지하에서 어찌 원통함이 없겠습니까? 하물며 회암사는 근래에야 특별히 금표를 세운 곳이어서 봉선사(奉先寺)·봉은사(奉恩寺)에 비교할 곳이 아닙니다. 그 일을 들은 사람들마다 모두 미안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호신을 사사로이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21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358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풍속-예속(禮俗) / 사상-불교(佛敎)
○己未/上御朝講。 執義金貴榮曰: "任虎臣妻崔氏上言, 請葬虎臣於其先塋之側, 而以爲寺刹禁標內, 不許入葬。 古人得罪於國家, 得罪於先祖者, 則不得葬於祖先墳塋之側者, 或有其法, 今者虎臣, 自其祖先, 仕爲宰相, 四五代, 皆葬於此地, 而虎臣亦歷仕累朝, 以其賢擢用, 位至二品。 一朝身死, 不得葬於族葬之處, 死者若有知, 則冥冥之中, 豈無其冤乎? 況檜巖寺, 近來別立禁標, 而非如奉先、奉恩之比也。 人人聞之, 皆有未安之心, 非私虎臣而然也。"
- 【태백산사고본】 14책 21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358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풍속-예속(禮俗)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