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관찰사의 장계를 보고 전주 부윤 이윤경을 포상하도록 비변사에 이르다
전라도 관찰사 김주(金澍)가 장계하기를,
"왜적들이 달량에서 성을 함락시킨 뒤부터 승승장구하자, 우리 나라의 인심이 어수선하여 두려워하기만 하고 나가서 싸우려고 하지 않아 적이 쳐들어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만 흩어져 물러서려고 하므로 사세가 지탱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전주 부윤 이윤경이 군사 3천여 명을 거느리고 영암에 진을 치고 지키면서 명령이 분명하고 은혜와 위엄을 다같이 보이므로 성에 있는 군졸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호응하며 의지하여 믿었습니다. 순찰사 이준경이 나주(羅州)에 이르러 형제간이라 절제(節制)045) 하기 어렵겠다고 여기고는 영암에 이문(移文)하여 나오도록 했었는데, 이윤경이 ‘국가의 후한 은덕을 받았으므로 마땅히 죽음으로써 보답해야 하니 의리상 나갈 수 없다.’고 답하고서 그대로 영암에 있으며 군사들을 진정시켰습니다. 왜적들이 성 밖의 민가들을 불태우고 장차 성을 포위하려고 하자 성 안의 장사(將士)들이 서로 돌아보며 기색을 잃어 적들을 부술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윤경이 앞장서서 의리를 주창하며 거느린 정병을 뽑아내어 방어사와 함께 힘을 합쳐 참획하여 적의 기세가 크게 꺾였습니다. 대체로 방어하고 포획한 공은 오직 이윤경이 제일입니다."
하니, 정원에 전교하기를,
"이 서장을 보건대 이윤경이 힘을 다해 조치하였다니 매우 가상하다. 마땅히 포상해야 하니 이런 뜻을 비변사에 말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8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279면
- 【분류】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인사-관리(管理)
- [註 045]절제(節制) : 지휘.
○全羅道觀察使金澍狀啓:
倭賊自達梁陷城之後, 乘勝長驅, 我國人心洶懼, 不思進戰, 一聞聲息, 輒欲散退, 勢難支持。 全州府尹李潤慶領兵三千餘名, 屯守靈巖, 號令分明, 恩威竝行, 在城軍卒, 一心向附, 倚以爲恃。 而巡察使李浚慶到羅州, 以爲兄弟之間, 有難節制, 故移文靈巖, 使之出來, 而潤慶答以, "受國厚恩, 當以死報, 義不可出去。" 仍在靈巖, 以鎭軍情。 及倭賊焚蕩城外民家, 將欲圍城, 城中將士, 相顧失色, 無計破賊。 潤慶爲先倡義, 抄所領精兵, 與防禦使, 同力斬獲, 賊勢大挫。 夫捍禦捕獲之功, 唯潤慶爲最云。
傳于政院曰: "觀此書狀, 則李潤慶盡力措置, 至爲可嘉。 當爲褒賞。 此意言于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12책 18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20책 279면
- 【분류】외교-왜(倭) / 군사-군정(軍政) / 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