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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 18권, 명종 10년 1월 4일 경자 2번째기사 1555년 명 가정(嘉靖) 34년

원한으로 부모의 무덤을 파괴하는 전라도의 악습을 치죄할 것을 헌부가 아뢰다

헌부가 아뢰기를,

"요사이는 인심이 완악하여 하지 않는 짓이 없으므로 조금이라도 혐의나 원한이 있으면 보복하려고 생각하며 만일 그 사람에게 보복하지 못하게 되면 반드시 그의 부모의 무덤을 파 헤쳐, 자기의 마음을 통쾌하게 합니다.

팔도 중에서 전라도가 이러하여, 앞서는 이미 부원군(府院君) 임백령(林百齡)의 부모 무덤을 파 헤쳤고, 신해년에는 또한 지사(知事) 김인손(金麟孫)의 부모 무덤을 파 헤쳤습니다. 그 당시에 더러는 죄를 다스리고 더러는 죄를 다스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버릇이 아직도 있어서 또 참의 윤인서(尹仁恕)의 아비 무덤을 파 헤쳤습니다. 【이때 윤인서가 승지(承旨)였는데, 그의 아비 무덤이 파 헤쳤음을 듣고 성묘(省墓)길을 떠나면서 아뢰기를 ‘신을 혐오하고 원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필시 이 사람의 짓일 것입니다.’ 하니, 상이 추국(推鞫)하라고 명했다.】

온 도(道)의 풍습이 이러하니 통렬하게 다스려 폐습을 고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남원 죄수 정전(丁詮)윤인서의 아비 무덤 파 헤친 것과 익명서(匿名書)에 관한 일을 이미 하나하나 자복했다가, 결안(結案)을 받을 때에는 일죄(一罪)001) 를 입게 될까 두려워하여 도로 숨었기 때문에 그만 노옥(老獄)002) 이 되어 이제까지 처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도 관찰사로 하여금 시급하게 자복을 받아 죄를 정하게 하소서."

하니, 그리 하라고 답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이는 비록 전라도 풍속이 야박하고 악한 때문이기는 하지만, 필시 그 사람이 세력을 믿고 방자한 짓을 하여 원한 맺는 일을 한 소치가 아닐 수 없으니 그렇다면 그 사람의 행동도 따라서 알 수 있다.

사신은 논한다. 윤인서는 자신의 원수 때문에 화가 죽은 아비에게까지 미쳤으니, 반성하여 자신을 책망하며 애통하기를 겨를 없이 해야 할 것인데, 도리어 자신의 원한을 통쾌하게 갚으려 하여 위로 임금에게 진달(陳達)하기까지 하였으니 그의 무상(無狀)함이 심하다 하겠다.

사신은 논한다. 윤인서는 아첨하고 사특하며 음흉하고 간사하여 교활한 짓이 무상한 사람으로, 연줄을 대어 대궐 안에 빌붙고 번갈아 권세 있는 간신을 섬기며 주구 노릇을 하여 진신(搢紳)들에게 해독을 끼치고 조정에 화를 만드니 사람들이 모두 통분하게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252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재판(裁判) / 사법-치안(治安) / 풍속-예속(禮俗) / 역사-사학(史學)

  • [註 001]
    일죄(一罪) : 사형에 해당하는 죄.
  • [註 002]
    노옥(老獄) : 끝이 없는 사건.

○憲府啓曰: "近來人心頑暴, 無所不至, 少有嫌怨, 輒思報復, 若不能於其身報之, 則必掘發父母之墳, 以快其心。 八道之中, 全羅如此, 前者旣發府院君林百齡父母之墳, 而辛亥年間, 又發知事金麟孫父母之墳。 當時或治或不治, 故此習尙存, 又發參議尹仁恕之父墳。 【仁恕, 時爲承旨, 聞其父墳被發, 將往省啓曰: ‘臣有嫌怨之人。 必此人所爲也。’ 上命推鞫焉。】 一道之習如此, 不可不痛治, 以革其弊。 而南原囚人丁詮掘毁仁恕父墳及匿名書事, 旣爲一一承服, 而及捧結案之際, 恐被一罪, 還爲隱諱, 故反爲老獄, 至今不決。 請令本道觀察使, 速爲取服, 以定其罪。" 答曰: "可。"

【史臣曰: "此雖全羅風俗薄惡之所爲, 而未必不由其人怙勢縱恣, 以取仇怨之所致也。 然則其人之行事, 從可知矣。"】

【史臣曰: "仁恕以己之仇, 禍及於旣死之父, 則當反躬自罪, 號慟不暇, 而反欲逞快私怨, 至於仰達聖聰, 其無狀甚矣。"】

【史臣曰: "仁恕謟邪陰回, 狡猾無狀, 因緣內附, 遞事權奸, 作爲鷹犬, 流毒搢紳, 釀禍朝廷, 人皆痛憤。"】


  • 【태백산사고본】 12책 1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252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재판(裁判) / 사법-치안(治安) / 풍속-예속(禮俗)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