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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15권, 명종 8년 12월 1일 계유 2번째기사 1553년 명 가정(嘉靖) 32년

대신과 납속으로 보직하는 문제를 의논하다

영의정 심연원이 의논드리기를,

"이와 같은 흉년에는 백성을 구제하는 일이 매우 다급하니, 모든 방책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경상·전라 두 도에서 납속을 자원하여 기민을 구제하는 자에게 상직하자는 일은 전에 이미 의계했습니다. 공사 천인 및 제색 군인 중에서 납곡하는 자도 자원에 따라 그 값을 넉넉히 지급하여, 납곡하는 길을 넓히는 것이 황정(荒政)에 매우 합치됩니다. 그리고 두 도에서 죄를 지은 자는 내년 추수 때까지 한정하여 도(徒)·유(流)·태(笞)·장(杖) 등에 해당되는 형벌을 납속으로 속죄하게 한다면 이 또한 흉년을 구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사형(死刑)만은 납속을 허락해서는 안 될 듯 합니다."

하고, 좌의정 상진은 의논드리기를,

"금년의 진구책은 반드시 상규(常規) 외에 별도로 계획을 강구하여야만 만분의 일이나마 효과를 바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일의 납속할 경우 상직하자는 논의는 옳은 것입니다. 납속할 경우 상직하는 것을 사족(士族)들에게만 시행하면 납속이 넉넉하지 않을 것이니, 공사천(公私賤)이라면 면천(免賤)하고, 향리(鄕吏)·역리(驛吏)는 면역(免役)하며, 제색 군인은 상당한 직이나, 혹 영직(影職)168) 에 올려주고, 보충대(補充隊)에 입속(入屬)되어 사일(仕日)이 차지 않았거나 사일이 찼는데도 누락된 자는 종량(從良)하며, 오형(五刑)을 범한 자가 판결이 났으나 죄상이 용서할 만한 자는 속죄(贖罪)를 허락해 주는 등 모든 조항을 해조로 하여금 상세하게 사목(事目)을 정하게 한다면 기민을 구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고, 우의정 윤개는 의논드리기를,

"납속으로써 보직(補職)하거나 속죄하는 것은, 전시에 변방의 군량을 보충할 때 많이 시행하는 것이며 황정에도 종종 시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모두 부득이한 데서 나온 것으로 비록 구차하기는 하나 한때의 급함을 구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상도와 전라 하도(全羅下道)의 흉년은 옛날보다 심하여 백성들이 장차 굶어 죽게 되었으니, 구제할 수 있는 방책을 모두 동원해도 두루 구휼하지 못할까 염려되므로 전일에 납속할 경우 상직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 뒤에 해사에서는 어떻게 상정하였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헌부가 아뢴 뜻을 보니 매우 적합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납속의 수량을 과다하게 책정하면, 반드시 바치는 자가 적을 것이니 적당하게 수량을 정하여 많아도 백미 1백 석을 넘지 않게 하고 적어도 50석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며, 피곡이나 잡곡도 이에 준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편이하게 여겨 기꺼이 납곡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공사천 및 제색 군인 중에서 사사로이 저축한 곡식을 납곡하는 자가 있으면 많고 적음을 한정하지 말고 그 납곡한 수량에 따라 각기 들어줄 만한 소원이면 경중을 참작하여 들어주게 해야 합니다. 또 하삼도(下三道)로 하여금 유형(流刑) 이하의 범죄자는 강상(綱常)이나 장물·도적에 관계되는 것 외에는 납속하면 면죄하게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하면 곡식을 마련할 길이 많아져 두루 진구할 수 있을 것이니, 해조로 하여금 속히 거행하게 하소서."

하였는데, 상이 윤개의 의논을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15권 60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175면
  • 【분류】
    정론(政論) / 구휼(救恤) / 재정-잡세(雜稅) / 재정-역(役) / 인사(人事) / 신분(身分) / 사법-행형(行刑)

  • [註 168]
    영직(影職) : 이름만 있는 허직.

○領議政沈連源議: "當此凶歲, 急於救民, 宜無不用其極, 故慶尙全羅兩道, 自願納粟活民者賞職事, 前已議啓矣。 公私賤人及諸色軍民納穀者, 亦從自願優給其價, 以廣納穀之路, 甚合荒政。 兩道作罪者, 限明年秋成, 徙、流、笞杖, 以粟納贖, 庶補救荒之用, 至於死刑, 恐不當許贖。" 左議政尙震議: "今年賑救之策, 須出常規之外, 別有以講求規畫, 然後庶見萬一之效, 故前日納粟賞職之議, 所以(正)〔發〕 也。 賞止於士族, 則其納必不裕, 如公私賤則免賤, 鄕、驛吏則免役, 諸色軍人, 則陞授相當職, 或影職補充隊入屬, 而未準仕者, 或漏落者從良, 犯五刑者, 獄雖成而情可恕者, 許贖等項事件, 竝令該曹, 商確詳定事目, 果合救時之急務。" 右議政尹漑議: "納粟補官贖罪之事, 多見於用兵實邊儲之時, 而荒政亦有擧行之者, 皆出於不得已, 雖爲苟且, 可救一時之急也。 慶尙道全羅下道飢荒, 比古爲甚, 民將塡壑, 賑救之方, 靡所不講, 而猶患其不周, 所以前日有納粟賞職之議。 其後該司所詳定, 不知何如, 而今觀憲府所啓之意, 似得其宜。 然所納穀數過多, 則納者必少, 宜斟酌定數, 多不過米百石, 小不下五十石, 皮雜穀亦以此爲準, 使人便易而喜納。 又使公私賤及諸色人中, 有私儲穀願納者, 不限多少, 隨其所納之數, 各聽其可行之願, 酌其輕重而施之, 又令下三道犯流以下者, 除關係綱常贓盜外, 納粟免罪。 如此則出穀之路多, 而賑救之施可博。 請令該曹, 急速擧行。" 上從議。


  • 【태백산사고본】 11책 15권 60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175면
  • 【분류】
    정론(政論) / 구휼(救恤) / 재정-잡세(雜稅) / 재정-역(役) / 인사(人事) / 신분(身分) / 사법-행형(行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