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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 15권, 명종 8년 9월 14일 정사 1번째기사 1553년 명 가정(嘉靖) 32년

경복궁의 대내에 화재가 나다

경복궁(景福宮)의 대내(大內)에 불이 났다. 【태조가 즉위한 뒤 3년에 창건한 강녕전(康寧殿)·사정전(思政殿)·흠경각(欽敬閣)이 모두 불타 버렸다. 이 때문에 조종조로부터 전해 오던 진보(珍寶)와 서적 및 대왕 대비(大王大妃)의 고명(誥命)과 복어(服御) 등도 모두 재가 되고 말았다. 이때 삼전(三殿)이 창덕궁(昌德宮)으로 이어(移御)하였으므로, 궁인들이 변고를 듣고 달려가서 재물을 꺼내려 하였으나 하나도 꺼내지 못하고 서책 몇 궤짝만을 경회루(慶會樓) 연못에 있던 작은 배에 내다가 실었을 뿐이었다. 이에 앞서 유성이 동쪽으로부터 서쪽을 향하고 빛이 서울을 환히 비추었으므로 화재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얼마 안 되어 이 화재가 있었다.】 정원에 전교하였다.

"대내가 모두 불타서 하늘에 계신 조종(祖宗)의 혼령을 놀라게 하였으니, 나의 마음이 망극하다. 문소전(文昭殿)과 연은전(延恩殿)에 위안제(慰安祭)를 거행하는 일을 예조에 말하라."


  • 【태백산사고본】 11책 15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156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군사-금화(禁火)

○丁巳/景福宮大內火。 【太祖卽位三年, 所創康寧、思政二殿及欽敬閣皆燒盡。 自祖宗朝所傳珍寶、書籍, 與大王大妃誥命、服御等物, 亦盡爲灰燼。 時三殿移御昌德宮, 故宮人聞變, 奔走往覓財物, 一無所得, 唯書冊數廚, 出載於慶會樓池中小船而已。 先是有流星自東向西, 光照京師, 有火聲, 未幾有此災。】 傳于政院曰: "大內盡燒, 致驚祖宗在天之靈。 予心罔極。 文昭延恩兩殿, 行慰安祭事, 言于禮曹。"


  • 【태백산사고본】 11책 15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156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군사-금화(禁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