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실록 11권, 명종 6년 2월 4일 임술 4번째기사
1551년 명 가정(嘉靖) 30년
개성부 유생들이 양종의 일에 대해 상소하였으나 불허하다
개성부(開城府)의 유생들이 상소하여 양종의 일을 아뢰고 또 아뢰기를,
"신들은 모두 개성 사람입니다. 개성은 곧 고려(高麗) 왕씨(王氏)의 옛 도읍지인데, 왕씨는 불교로 나라를 망친 자입니다. 지금까지도 연복사(演福寺)·왕륜사(王輪寺)·광명사(廣明寺)·개국사(開國寺) 등의 절이 남아 있는데, 그 터는 황폐해졌으나 옛 흔적은 완연하게 남아 있어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 중 왕씨가 불교를 숭상해 믿다가 사직(社稷)을 망치게 된 것을 비웃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전하(殿下)께서 비록 그 자취를 직접 보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신들의 말을 들으면 직접 본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하니, 답하기를,
"그대들의 상소를 보니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충성심을 알겠다. 그러나 양종을 다시 설립하는 것은 이교(異敎)를 숭상하고자 함이 아니다. 나의 뜻은 이미 조정에 다 말하였으니 번거롭게 거론할 필요가 없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11권 19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10면
- 【분류】정론(政論) / 사상-불교(佛敎) / 인사(人事)
○開城府儒生等上疏, 言兩宗之事, 且曰: "臣等皆開城人也。 開城, 卽高麗 王氏故都, 而王氏以佛亡國者也。 至今有演福、有王輪、有廣明、有開國等寺, 基址荒廢, 舊跡宛然, 道路過者, 莫不笑王氏崇信左道, 以覆亡社稷也。 殿下雖不目見其跡, 審聽臣等之言, 則奚異目見乎?" 答曰: "爾等之疏, 可知愛君憂國之忠也。 然復兩宗事, 非尙異敎也。 予意已盡言於朝廷, 不須煩論也。"
- 【태백산사고본】 9책 11권 19장 A면【국편영인본】 20책 10면
- 【분류】정론(政論) / 사상-불교(佛敎) / 인사(人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