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군 이관이 중종의 영정을 잘못 조감한 일로 대죄를 청하나 불윤하다
"중종의 영정은 신이 감조(監造)하였는데 그림을 모르는데다 국상(國喪)으로 인하여 일이 많아서 자세히 살피지 못하였습니다. 지난번에 봉심하시고는 익선관을 쓴 영정이 조금도 비슷하지 않다고 하교하셨는데, 마음이 미안하여 대죄합니다. 그때의 화사(畫師)도 추고하여 죄를 다스리소서." 【화사는 상좌(上佐) 석경(石璟)이다. 그림은 화사가 실물을 마주하고 그려도 똑같을 수가 없는 것인데, 더구나 대행(大行) 후에 어용(御容)의 기억을 더듬어 그린 영정이 어떻게 진상에 가까울 수 있겠는가? 더욱 미안한 것은, 이 영정은 선원전에다 모셔두고 만세에 전하는 것이므로 털끝만큼만 틀려도 안 될 일인데, 하물며 조금도 비슷하지 않은 것이겠는가? 이성군은 감조하는 일을 맡았던 사람으로 그 당시에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서 오늘에 와서 화사를 추고하라고 하였으니 아, 안될 일이다.】
하니, 전교하기를,
"비록 성의를 다하더라도 잠시 본 외모이고 근거할 만한 그림도 없었을 것인데 어떻게 닮게 그릴 수 있겠는가.? 대죄하지 말라. 화사 역시 추고할 것 없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9권 93장 B면【국편영인본】 19책 667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종친(宗親) / 왕실-국왕(國王) / 사법(司法) / 예술-미술(美術)
○庚辰/利城君 慣啓曰: "中宗影幀, 臣監造, 旣不知畫, 又因國喪多事之中, 未能詳察。 頃者奉審, 敎之以翼善冠影幀, 專不髣髴, 心實未安, 待罪。 其時畫師, 請推考治罪。" 【畫師, 上佐石璟。 大抵繪畫之事, 畫師相對, 猶且不類, 況大行之後, 追記御容畫成, 其幀安有近眞之理乎? 尤有未安者, 藏之璿源, 傳之萬世, 毫髮之差, 尙且不可, 矧曰專不髣髴者乎? 利城職掌監造之事, 旣不能致察於當時, 欲推畫師於今日, 嗚呼末矣!】 傳曰: "雖致誠意, 暫見外貌, 畫無所據, 豈能髣髴乎? 其勿待罪。 畫師亦不須推之。"
- 【태백산사고본】 7책 9권 93장 B면【국편영인본】 19책 6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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