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명종실록4권, 명종 1년 7월 29일 계미 2번째기사 1546년 명 가정(嘉靖) 25년

사간원이 정업원의 수리가 부당함을 간하였으나 불윤하다

간원이 아뢰기를,

"신들은 처음 정업원 수리에 대한 전교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정업원은 세속에서 말하는 안일원(安逸院)으로 일찍이 승니와 사도(邪徒)의 소굴이 되어 있다가, 선왕조(先王朝)에 이르러 그 무리를 축출하고 그 건물을 비워 그대로 폐기된 지 40년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므로 그 터는 있으나 건물이 없고 쓰러진 담과 주추가 잡초에 묻혀 사람들이 이단의 뿌리가 영원히 끊어졌음을 알게 되었으니, 선왕이 정(正)을 숭상하고 사(邪)를 억제하신 뜻을 여기서 엿볼 수 있으며, 후사(後嗣) 또한 이를 의당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상께서 선왕의 후궁이 이우(移寓)할 곳이 없음을 진념(軫念)하여 정업원을 수리하려 하시니, 선왕의 후궁을 대우하시는 뜻은 지극하나 후궁이 이우할 곳이 없어서 어찌 꼭 정업원으로 해야 한단 말씀입니까. 중외의 신민들이 한창 유신(維新)의 치화(治化)를 우러러 바라고 있는 이때 갑자기 사원부터 먼저 수리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모든 인정(人情)이 어찌 의혹하지 않겠으며, 사도(邪徒)들이 어찌 갓[冠]의 먼지를 털고 대기하지 않겠습니까. 이는 정과 사가 소장(消長)하는 기틀에 큰 관계가 되는데, 어찌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성심(聖心)이 그렇지 않음을 낱낱이 해명할 수 있겠습니까.

속히 성명(成命)을 거두고 선왕께서 정을 숭상하고 사를 억제하던 뜻을 따르시어 사람들의 의혹을 끊으소서."

하니, 답하기를,

"명목이 없이 수리한다면 사방이 의혹하겠지만, 선왕의 후궁을 위하여 수리한다면 무슨 의혹이 있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19책 434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정론(政論) / 건설(建設) / 사상-불교(佛敎)

    ○諫院啓曰: "臣等初聞修理淨業院之敎, 不勝驚駭。 淨業院乃俗所謂安逸院也, 而曾爲僧尼邪徒之淵藪也, 在先王朝, 逐其徒空其舍, 廢棄不修, 將四十年。 故雖其有基, 無其舍, 頹垣毁礎, 鞠爲茂沒, 人知永絶異端之根本, 先王崇正抑邪之意, 於此可見, 而後嗣之所當取則也。 今者自上軫慮先王後宮, 避寓無其所, 欲令修葺此院, 其爲待先王後宮之意則至矣, 然後宮避寓之所, 豈無其處, 而必於此乎? 中外臣民, 方且顒望惟新之化, 而遽聞先修尼刹之說, 則人情豈不疑惑, 邪徒豈不彈冠? 其於正邪消長之機, 大有關焉, 豈能家到戶說, 以明聖心之不然乎? 請亟收成命, 遵先王崇正抑邪之意, 以絶群情之疑惑。" 答曰: "無名修理, 則四方亦或疑惑, 爲先王後宮則有何疑乎?"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19책 434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정론(政論) / 건설(建設)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