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병환에 하기가 비로소 통하다
상에게 병환이 있었다. 정원이 문안을 드리니 알았다고 전교하였다. 【승지 등이 내관 박기(朴杞)에게 묻기를 ‘지난밤에 상의 옥체가 어떠하셨는가?’ 하니 ‘자세히 모르겠으나, 하기(下氣)가 비로소 통했다고도 한다.’ 하였다.】 내의원 제조가 문안하니 알았다고 전교하고, 정부가 문안하니, 알았다고 전교하였으며, 육조·중추부·한성부의 당상들이 문안을 드리자, 문안하지 말라고 전교하였다. 아침에 의녀 장금(長今)이 내전으로부터 나와서 말하기를,
"하기가 비로소 통하여 매우 기분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하였다. 얼마 후에 약방에 전교하기를,
"내가 지금은 하기가 평소와 같고 다만 기운만 약할 뿐이다. 지금 제조 및 의원과 의녀가 모두 왕래하고 있지만, 의원은 입직할 것이 없으며 제조도 각기 해산하여 돌아가라."
하니, 제조가 회계하였다.
"하기가 평소와 같으시단 말씀을 들으니 신들은 기쁨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갈증이 있으실 때는 생지황(生地黃)을 달여 드셔야지 평소와 같이 냉수를 드셔서는 안 됩니다. 또 각별히 조리하심이 마땅합니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105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153면
- 【분류】왕실(王室) / 신분-천인(賤人) / 의약(醫藥)
○甲午/上不豫。 政院問安, 傳曰: "知道。" 【承旨等問於內官朴杞曰: "去夜上體如何?" 對曰: "不能詳知, 或云下氣始通。"】 內醫院提調問安, 傳曰: "知道。" 政府問安, 傳曰: "知道。" 六曹、中樞府、漢城府堂上等問安, 傳曰: "勿爲問安。" 朝, 醫女長今自內出曰: "下氣始通, 極爲大快。" 云。 俄而傳于藥房曰: "予今下氣如常, 但氣弱耳。 提調及醫員、醫女皆來往, 而醫員勿入直, 提調亦各散歸可也。" 提調回啓曰: "臣等聞下氣如常, 喜極不知所言。 如有渴證, 則當御生地黃煎, 不可如常時御生冷。 且各別調理爲當。"
- 【태백산사고본】 53책 105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153면
- 【분류】왕실(王室) / 신분-천인(賤人) / 의약(醫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