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문안하자 병세에 대하여 답을 내리다
상에게 병환이 있었다. 정원이 문안하고 이어 아뢰기를,
"어제 왕자·부마·내종친 외에는 문안하지 말라고 명하셨으나, 신들은 근밀(近密)한 자리에 있는 까닭에 감히 문안드립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알았다. 내 증세는 대체로 보아 조금 뜸한 듯하나 대변은 아직도 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약을 의논하고 있다."
하였다. 내의원 제조가 문안하니 【홍언필이 사사로 내관(內官) 박한종(朴漢宗)에게 묻기를 ‘상의 옥체가 밤사이 어떠하셨는가?’ 하니 한종이 ‘내관도 직접 모시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는 없습니다. 대체로 어제와 비슷한 듯합니다. 다만 상께서 새벽에 잠이 드셨다고 하니, 이로써 보면 약간 덜하신 듯합니다.’ 하였다.】 전교하기를,
"내 증세는 여의가 안다." 【여의 장금의 말이 ‘지난 밤에 오령산을 달여 들였더니 두 번 복용하시고 삼경에 잠이 드셨습니다. 또 소변은 잠깐 통했으나 대변은 전과 같이 통하지 않아 오늘 아침 처음으로 밀정(蜜釘)을 썼습니다.’ 하였다.】
하였다. 정부가 문안하고 이어 아뢰기를,
"어제 문안하지 말라고 명하셨기 때문에 물러갔습니다마는, 마음에 미안하여 감히 문안드립니다."
하니, 답은 정원에 한 것과 같았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105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19책 151면
- 【분류】왕실(王室) / 신분-천인(賤人) / 의약(醫藥)
○辛卯/上不豫。 政院問安, 仍啓曰: "昨命王子、駙馬、內宗親外, 令勿問安, 而臣等居近密之地, 故敢問安。" 傳曰: "知道。 予證, 大槪則似歇, 然大便尙不通, 故方議藥耳。" 內醫院提調問安, 【彦弼私問內官朴漢宗曰: "上體夜來如何?" 漢宗曰: "內官亦不親侍, 不能詳知。 大槪似與昨同。 但聞上方曉入寢云, 以是觀之, 則似爲少歇矣。"】 傳曰: "予證, 女醫知之。" 【女醫長今言: "去夜煎進五苓散二服, 三更入睡。 且小便漸通, 大便則如舊不通, 今朝始用蜜釘。’ 云。】 政府問安, 仍啓曰: "昨者命勿問安, 故退去, 然未安於心, 故敢問安。" 答如政院。
- 【태백산사고본】 53책 105권 18장 B면【국편영인본】 19책 151면
- 【분류】왕실(王室) / 신분-천인(賤人) / 의약(醫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