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군 집의 노자를 추문하고 덕양군 역시 추문하라고 이르다
헌부가 청송령 곤순의 일을 아뢰고, 또 아뢰기를,
"덕양군(德陽君)의 집에 강도가 들었다는 일을 신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들었기 때문에 형조의 추안(推案)을 가져다 보니, 그 정황이 실제 강도가 아니었습니다. 덕양군이 올린 단자(單子)의 사연은 위에 아뢴 뜻과 다르며, 뒤에 올린 단자는 당초에 없었던 말을 많이 꾸며 넣어서 더욱 부실합니다. 학년(鶴年)이 범한 바는 무죄랄 수는 없으나 다음날 형조에 올리기를 기다려 치죄했어도 늦지 않았을 것입니다. 덕양군은 나이가 어리고 사체(事體)를 모르니, 이는 필시 외람된 노자(奴子)들이 꾀었을 것입니다. 긴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깜깜한 밤에 문틈으로 계달하여 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으니 매우 잘못입니다. 노자 등은 본부(本府)에서 마땅히 추문하겠습니다만, 덕양군도 종부시로 하여금 추고하게 하소서.
또 덕흥군(德興君)의 가대(家垈)는 이미 사직동(社稷洞)에 정해서 목석(木石)을 다 날랐고 섬돌도 배치하여 공역(功役)이 이미 반이나 진척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들으니, 우물이 없다 하면서 다른 터를 정하여 옮긴다 합니다. 그래서 관리를 보내 적간(摘奸)해 보니 우물을 네 곳에 파서 물이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 중 한 곳은 수심이 1장(丈)쯤 되었고 또 옆에는 천맥(川脈)이 있어 질척한 곳이 있으므로 우물을 팔 만하다 하였습니다. 우물 파는 역사(役事)는 수월하고 터를 옮겨 개축하는 폐는 심히 크니, 처음 터에다 그대로 짓게 하여 폐를 없애게 하소서."
하니, 답하였다.
"덕양군 집의 노자가 외람된 짓을 한 일은 추문해야 한다. 덕양군은 나이가 어린데 어찌 사체를 알겠는가? 그러나 그를 추문한다면 뒷사람을 징계할 수 있으니, 추문해야 한다. 덕흥군 집의 목석(木石)과 공역은 아뢴 대로 하라. 다만 우물을 4∼5군데 팠으나 암석이 있고 질퍽질퍽한 곳에도 물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터를 옮기게 하였다. 우물을 팔 만한 곳이 있다면 옮길 수 없으니, 마땅히 다시 적간해서 답해야겠다. 청송령의 일은 윤허하지 않는다."
- 【태백산사고본】 48책 94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18책 42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사법-치안(治安) / 왕실-종친(宗親) / 주생활(住生活) / 건설-건축(建築)
○憲府啓靑松令 坤純事, 又啓曰: "德陽君家强盜事, 臣等聞其不實, 取刑曹推案觀之, 則其情迹, 實非强盜。 德陽君所呈單子辭緣, 與上達之意不同, 而後呈單子, 以當初所無之事, 多有構飾, 尤爲不實。 鶴年所犯, 雖不得無罪, 待翌日, 自當呈刑曹治罪, 猶爲未晩。 德陽君則年少, 不識事體。 此必泛濫奴子等敎誘, 將不緊之事, 至於冒夜, 以門隙啓達, 以致驚動, 至爲過甚。 其奴子等, 府當推之, 德陽君亦令宗簿寺推考。 且德興君家代, 已定于社稷洞, 盡輸木石, 至於排置階砌, 功役已半, 今聞托以無井, 移卜他基云, 故遣吏摘奸, 則鑿井四處, 無非有水, 而一處則水深可一丈許, 傍有川脈, 地有淋漓處, 亦可鑿井云。 鑿井之役少, 移基改築, 其弊甚大。 請令仍初基造成, 以除其弊。" 答曰: "德陽君家奴子泛濫之事, 推之可也。 德陽君年少, 安知事體? 然若推之, 則可懲後人, 推之亦可。 德興君家木石工役, 果如所啓, 但鑿井四五處, 皆有巖石, 淋漓無水云, 故令移基也, 若有鑿井之處, 則不可移也。 當更摘奸而答之。 靑松令事, 不允。"
- 【태백산사고본】 48책 94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18책 42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사법-치안(治安) / 왕실-종친(宗親) / 주생활(住生活) / 건설-건축(建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