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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85권, 중종 32년 5월 6일 갑신 6번째기사 1537년 명 가정(嘉靖) 16년

관상감 제조 유보 등이 이장할 곳으로 옹암의 언덕과 취적동을 추천하다

관상감 제조 유보(柳溥), 예조 판서 윤인경(尹仁鏡), 경기 관찰사 김희열(金希說)이 산을 둘러보고 돌아와서 아뢰었다.

"헌릉(獻陵) 근처 8∼9곳을 보았는데 다 쓰지 못하겠고, 희릉(禧陵) 2∼3리 쯤에 있는 옹암(甕巖)의 언덕이 쓸 만합니다. 산은 감수(坎水)316) 에 자좌 오향(子坐午向)이고 수파(水破)는 이록(二祿)인데, 청룡(靑龍)317) 이 낮은 듯하나 외청룡(外靑龍)이 첩첩이 싸였으니 역시 무방한 자리입니다. 언제든지 내청룡(內靑龍)이 낮더라도 외청룡이 있으면 썼습니다. 혈(穴) 끝에 비록 돌이 있으나 바로 지상에 있는 것을 제거하면 무방하고, 또 혈 뒤 1백 보(步) 쯤에 구덩이가 있지만 천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길로 인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맥(地脈)이 통하지 못할 데는 아니니, 보토(補土)만 해주면 무방할 것입니다. 단지 주산(主山) 근처에 잔돌이 많이 있을 뿐입니다. 지상에는 돌이 있더라도 지하에는 없을 수도 있고, 지상에는 돌이 보이지 않더라도 지하에는 있을 수도 있으니, 금정(金井)만 파보아서는 돌이 있고 없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취적동(吹笛洞)희릉의 남산(南山) 화소(火巢)318) 밖에 있으니, 범안(凡眼)으로 보아서는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임산(壬山)319) 에 자좌 오향(子坐午向)이요, 수파(水破)는 삼문곡(三文曲)인데, 단, 화산(火山)320) 인 것입니다. 금년은 연극(年克)321) 이니, 명년에 쓰면 매우 좋습니다. 상지관이, 간산(看山)하여 이와 같은 땅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합니다. 만일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자리를 얻지 못한다면 명년 2월이 바로 길삭(吉朔)322) 이라 하니, 그때에 쓰면 무방할 듯하므로 아뢰는 것입니다. 신이 보기로는 주산(主山)·안산(眼山)323) ·청룡(靑龍)·백호(白虎)324) 가 모두 단정하여 그 형세가 마치 공수하고 있는 듯합니다. 또 언덕 위에는 고총(古冢)이 몇 군데 있고 주산 근처에는 유생(儒生) 우성윤(禹成允)의 묘가 있어 장사한 지 겨우 3년이 지났는데, 명당(明堂)은 아니었습니다. 전례에, 다른 묘지가 있더라도 만일 나라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상관하지 않고 쓰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 때문에 이상 두 산을 그림으로 그려서 아뢰는 바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43책 85권 9장 A면【국편영인본】 18책 78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註 316]
    감수(坎水) : 북방(北方).
  • [註 317]
    청룡(靑龍) : 주산(主山)에서 갈라져 나간 왼쪽의 산맥. 산맥이 여럿 있을 경우는 내청룡(內靑龍)·외청룡(外靑龍)으로 구분해 일컫기도 한다.
  • [註 318]
    화소(火巢) : 산불을 막기 위해 능원(陵園) 등의 해자(垓子) 밖에 있는 숲을 불살라 버린 곳.
  • [註 319]
    임산(壬山) : 북방에 위치한 산.
  • [註 320]
    화산(火山) : 오행(五行) 중에서 화(火)에 속한 산.
  • [註 321]
    연극(年克) : 음양가(陰陽家)의 말로, 그 해 운수가 나쁘다는 뜻. 연기(年忌)와 같은 말.
  • [註 322]
    길삭(吉朔) : 좋은 달.
  • [註 323]
    안산(眼山) : 맞은 편에 있는 산. 풍수학상 주산(主山)·청룡(靑龍)·백호(白虎)와 함께 요소로 꼽는다. 안산(案山).
  • [註 324]
    백호(白虎) : 주산에서 오른쪽으로 갈려 나간 산맥. 여러 산맥이 있을 경우엔 내백호·외백호로 구분해 말한다.

○觀象監提調柳溥、禮曹判書尹仁鏡京畿觀察使金希說, 還自看山而啓曰: "獻陵近處八九處見之, 皆不可用, 禧陵二三里許, 瓮巖之原可用。 山則坎水, 子坐午向, 水破則二祿, 而靑龍似低, 然外靑龍疊疊, 亦不妨。 常時內靑龍雖低, 而有外靑龍, 則用之矣。 穴端雖有石, 而乃在地上者, 去之則無妨。 且穴後百步許, 有坑塹, 而又非天成, 乃因路而成焉者也。 地脈不至於不通, 補土則無妨, 但主山近處, 小石多在焉。 大抵地上雖有石, 而地下則或無矣, 地上雖不見石, 而地下則或有之矣。 穿金井而石之有無, 未可知也。 吹笛洞, 在禧陵南山火巢之外, 以凡眼見之, 亦爲最好。 壬山而子坐午向, 水破三丈曲, 但火山也。 今年則年克, 明年用之, 則甚好也。 相地官以爲, 看山而得如此之地, 甚難。 若不得之於他處, 則明年二月, 乃吉朔也云, 其時用之, 恐無妨故啓之。 以臣見之, 主山、眼山、靑龍、白虎, 竝皆端正, 勢若拱袖也。 且其原上, 有古塚數處, 而主山近處, 有儒生禹成允之墓, 葬之纔過三年, 而明堂則異矣。 前例雖有他墓之地, 若國用, 則不計而用之矣。 故右二山圖形以啓。"


  • 【태백산사고본】 43책 85권 9장 A면【국편영인본】 18책 78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